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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지혜
  • 고함
  • 입력 2017.10.31 16:34

취업준비생은 어린아이다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듯하면서도 실상은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의 연속인 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라는 집단이다. 단편적일 수 있으나 얼마 전 필자가 보았던 ‘청년 실업률, 18년 만에 최악’이라는 헤드라인의 뉴스 기사가 이를 방증하는 바이다. ‘18년 만에 최악’이라는 문구가 무언가 변화했음을 예상케 하지만 결국 그 본질은 여전히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매년 최악을 갱신하며 치솟기만 하는 청년 실업률에 필자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본 사안을 두고 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갔고, 그와 비례하게 다양한 대안책들이 제시 및 시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기만 하는 상황이 이상하지 않은가. 결국 이 역시도 장황하기만 한 겉이 아닌 그 속을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난달 27일(수) 김해시청에서 청년실업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시의원이나 연구원장 등은 청년 실업을 바라보는 저마다의 시각을 이야기했다. 이형남 미래인재연구원장은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제시했고, 이광희 시의원은 청년들의 자치능력 향상을 주장했다. 그 자체를 두고 본다면 너무나 좋은 요소들이다. 창업에 성공한다면 매스컴을 통해 비춰지는 억대 CEO들과 같이 될 수 있고, 오직 자신만의 능력으로 일자리를 찾아낸다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위 상황은 어디까지나 성공이라는 극히 작은 확률이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성인이라 할지라도 취업이라는 문턱 앞에서 청년들은 여전히 초년생일 뿐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결국 패널들이 주장하는 바는 말이 좋아 창업, 자치능력 향상이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에게 스스로 뛰어나가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는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니 상황이 나아질 리 만무하다. 또한, 문재인 정부를 기점으로 시행된 블라인드 제도 역시 본질을 감춘 도구에 불과하다. 제도만 두고 본다면 스펙이나 학력으로 스트레스받는 청년들을 위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꼭 그렇지도 않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인사담당자 7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그 가운데 83.4%가 채용 시 지원자의 학력 사항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역시도 유명무실한 제도임이 명백히 드러나는 바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청년 실업 문제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은 겉만 그럴싸한 제도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에 앞서 본론에 언급한 바와 같이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청년들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인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청년들의 자립이 아니라 취업을 돕는 데에 진정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들이 생성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는 나아가 청년 실업이라는 지겨운 반복을 끊어내고 긍정적 변화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