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대학은 고등학교와 다를 바가 없다. 다시 말해, 대부분 대학을 ‘준 필수’라서 입학한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던 학생들은 대학교에 와서도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공부한다. 자연히 좋은 학점을 받기 쉬운 ‘꿀강’을 선택한다. 전공에 대해 심층적으로 배우기 위한 대학의 존재 의의는 흐릿해진 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현상의 원인이, 과연 학생들에게만 있을까?대학은 교수의 일방적인 설명만이 존재하는 단순 강의식 수업을 탈피해 토론, 조별 과제, 발표 등 학생들의 참여 비중이 높은 수업이 많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다음과 같이 ‘국민주권의 원리’를 천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주인으로서 주권을 행사할 기회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선거가 유일하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청원이나 시위 등 다양한 형태의 참여방식이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의 주장과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자를 직접 뽑는 데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선거는 다른 어떤 방식보다 본질적 중대성을 지닌다. 그래
지난달 6일 발표한 정부의 의대 신입생 2000명 증원 방침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결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2000명 조정”은 없고 “국민을 볼모로 하는 것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사단체 대표들도 정부의 방침을 ‘일방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 만약 그대로 “강행한다면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이런 의·정간 강경 대치 국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이었다.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출산율이 0.6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2023년 출산율 역시 2022년 0.78명에서 0.06명이 감소한 0.72명으로 하락했는데,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에는 0.7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이 1.58명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면에서 실로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문제는 이런 ‘인구 쇼크’
2024학년도 학생 단체장 선거가 끝났다. 선거는 다음 한 해 우리 대학 학우들의 학교생활을 책임지는 직책을 뽑는 것이니만큼 그 중요도가 매우 높다. 더욱이 우리 대학의 단체장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다행히 이번 선거에서는 모든 선본이 투표율 50%를 넘겨 개표가 가능했지만, 일각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을 일종의 ‘보이콧’의 개념으로 내세우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이 선거는 투표할 가치도 없다’라는 본인의 의견을 표출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지난달 13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2023년 글로컬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부·울·경 지역의 경상국립대학, 부산대학·부산교육대학, 울산대학을 포함 전국적으로 총 10개 대학이 2023년 글로컬 본지정 대학으로 선정됐다. 아쉽게도 본교를 포함 전남대, 한동대 등 예비지정대학에 선정되었던 5개 대학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 않아도 신입생 수의 감소 등으로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대학으로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겉으로 드러난 사실로만 보면 이번 본지정 평가의 초점은 각 지역
지난 10월 29일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작년 그날은 그야말로 생때같은 159명의 젊은이들이 서울 한복판을 걷다 순식간에 목숨을 잃은 대참사가 발생한 사상 초유의 날이기도 했다. 참사 직후 대통령은 ‘국가는 국민 안전에 무한 책임’이 있다던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한다’며 모든 책임을 고위직이 아닌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애도로 포장된 정치 음모론’을 거론하며 영정도 없고 위패도 없는 분향소에 스스로 5일이나 조문하는 기이한
글로컬대학30 사업 최종 선정 대학 발표를 코앞에 둔 지금, 인제대학교는 근 몇 달간 ‘초긴장 상태’이다. 우리 대학의 SNS는 물론이고 다인식당에서도 학교 광고 이외에는 글로컬 사업 관련 뉴스가 계속 반복되니 학교에 상주해 있는 학생들이라면 우리 대학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음을 모를 수가 없다. 학교 홈페이지만 들어가봐도 알게 될테니 말은 다 했다.사업에 선정이 된다면 우리 대학은 커다란 터닝포인트를 맞게 될 것이다. 우선 신입생 모집율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 전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최근 인터넷 언론사의 기사와 동영상도 심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21일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심의 대책 세부 내용’을 발표했는데 그것의 핵심 내용은 온라인에 유통되는 모든 신문 기사와 유튜브 영상 등 모든 동영상을 방심위의 심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국민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공공적 성격의 방송에 한정했던 공적 규제를 민간 자율 영역인 신문과 통신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위헌·위법 논란과 함께 윤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
지난해 학과 통폐합 이슈를 지나, 인제대학교엔 새로운 학과들이 다수 생겨났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 지방 대학들의 입결이 전체적으로 낮아진 채 눈에 띄는 회복이 없는 지금 이 시기에, 학교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는 것은 꽤나 긍정적인 방면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재학생들의 시선은 오히려 냉랭하다. 사실 재학 중인 학과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이상 새로운 학과가 생기는 정도의 이슈는 신경을 쓰지 않는 학우들이 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4년제 대학교의 자긍심이라고도 불리는 인문대는 ‘홀대’하면서 해당 학과에서 추구하는 비전이나 깊이 배
인제대학교 제9대 총장으로 전임 총장인 전민현 후보가 최종 결정되었다. 지난 4년에 이어 앞으로의 4년을 본교의 최고 수장으로서 인제학원의 구성원들을 다시 한번 이끌게 된 것이다. 먼저 연임에 도전장을 내고 다시 한번 총장에 취임하게 된 전민현 총장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이번 총장 선거에는 전민현 후보를 비롯해 모두 7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선출과정은 인제학원 구성원들의 직접선거에 의한 63인의 선거인단 선출, 이들에 의한 3인의 다득표 후보자 이사회 추천, 이사회의 최종결정 순으로 진행되었다. 비록 6명의 후보가 최종 임명에서
지난 5월 25일 인제대 축제인 ‘오월의 청춘’이 마무리되었다.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축제가 만족스러웠는지와 관련해서는 72.8%에 이르는 학우들이 ‘불만족스러웠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는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하겠다.핵심에는 총학의 대응이 있었다. 이번 축제는 준비 과정부터 문제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축제란 무릇 학우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미디어를 통해서만 진행된 문제가 있었다. 거기에 논란의
올여름으로 예정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정부는 지난 5월21일부터 26일까지 5박6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현장 시찰단을 보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시설을 점검했다. 그리고 31일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시찰단은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현장에 설치됐고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오염수 방출을 차단하는 장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입·출구 오염수 농도를 담은
일본의 끊임없는 독도 소유권 주장과 더하여 일제강점기 강제 징병에 대한 사실을 순화해서 표기한 교과서가 일본에서 검정 통과된 것 등 일본과의 역사적 갈등과 관련된 논란들이 불거지던 중 두 나라 사이 역사적인 문제를 확실히 정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외교 정책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생각하여 갈등은 잠시 내려두고 협력하자’라는 의견을 고수하여 국민들의 반발을 산 바가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이에 ‘독도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이러한 상황에서 끊이지 않는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의 외교 정책을
1991년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이 주도해온 일극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것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경제력을 급격히 키워온 중국의 세계적 위상이 부상하고, 무력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보다 더 분명하게 가시화되고 있다. 흔히 이렇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국제질서를 ‘신냉전’ 체제라 부른다. 하지만 이런 ‘신냉전’ 체제는 과거의 냉전 체제와는 몇 가지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를테면 과거 미-소 체제처럼 미-중 혹은 미-러 간 양극 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 뚜렷했던 진
‘나는 죄인입니다’, ‘광주에 늦게 와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 말은 1980년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 30일 광주를 방문하며 언론에 밝힌 사죄의 변이다. 지나가던 한 광주 시민은 ‘우리가 그동안 듣고 싶었던 말은 바로 이런 진솔한 사과였다’며 전우원 씨의 광주 방문을 환영하면서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올해로 광주민주화운동은 43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발포 명령자, 최종 책임자 등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
봄을 맞아 학교가 활기를 띤다. 새로운 학기, 그중에서도 새로운 봄 학기라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설렘, 재학생들의 새로이 다잡은 마음가짐들과 함께 학교 행사를 즐기고, 저학번과 고학번을 가리지 않고 교내 벚꽃나무 아래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모르는 얼굴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임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 3년간 몹시도 우리를 괴롭히던 코로나에게서 점점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이 나기도 한다.비로소 마스크를 벗고 어디든 다닐 수 있게 되었으며 강의 시간에 교수님과 맨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마
2030세대 청년 우울증이 4년 새 약 50% 급증하였다. 무엇이 앞으로 나아가기도 바쁜 이 어린 세대들을 옭아매어 놓아주지 않는 것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20대 청년들이 대폭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전체 우울증 환자 중 20대 환자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마 쉽게 예상하고 다들 공감할 것이다. 취업난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그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이 주된 이유라 생각되고 이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하지만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큰 원인들이 있다
2월 28일, 2년 만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과거 강서체육공원에 모여 대규모로 진행되지는 못하였지만, 새 학기를 맞이하여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신입생들을 위한 행사라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번 행사는 정말 오랜만에 실내 마스크 해제, 완화된 방역조치가 된 상황에서 맞이하는 정상적인 학기가 될 신호탄과 같다. 이때가 그리울 학번을 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시간이 지났지만, 앞으로의 새내기들이 훗날 그리울 일상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되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대부분 사라진 대학 문화가 학생들
학내가 또다시 떠들썩했다. 본교 성소수자 공동체 'IQ'의 공식 동아리 인준 절차 중 혐오 발언의 발생, 그리고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수위 높은 혐오 발언은 보는 이의 눈살을 심히 찌푸리게 했다. 국내 대학 중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는 곳은 약 60개지만, 이들이 교내에서 당당해지기란 쉽지 않다. 2016년, 서울대학교에서는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성소수자 동아리 현수막이 테러 당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인제대학교 내에서도 일찍이 IQ 동아리 홍보 포스터가 무단 탈착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력이 있다.동아리 인준 절차에서 "동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