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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송호석
  • 고함
  • 입력 2016.11.21 19:28

설문조사가 최선입니까?

얼마 전, 한 학우가 필자를 찾아왔다. 한 사건을 제보하기 위해서였고, 그는 필자에게 총여학생회 설문조사의 투명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이야기를 했다.
총여학생회는 지난달 일만 학우를 대상으로 ‘총여학생회 존폐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온라인 형식이 아닌 오프라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각 학부(과) 학생회 전달 및 일부 건물 설문조사함을 설치해 총여학생회의 존폐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하지만 이 설문조사의 방법에 대해 학우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문리과대 한 학부(과)의 총대가 카카오톡 단체방에 설문지를 공지하며 학우들에게 온라인으로 작성한 설문지를 자신의 개인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그는 해당 증거 캡쳐 사진들을 제시하며 과연 이러한 설문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필자에게 토로했다.
총여학생회 필요여부에 관한 설문지는 익명보장을 기본으로 해야 함에도, 일부 총대의 행위로 인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설문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어긴 일부 총대의 선급한 행위는 자칫 누군가에게 불편함과 불신을 줄 수 있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민감한 사안은 아무렇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물론, 일부 총대는 확실하고 신속한 설문을 위해 서면 설문조사보다는 온라인으로 설문을 실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겠지만, 이는 결코 본인이 설문조사지를 회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서는 안됐다.
총여학생회 설문조사의 맹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총여학생회는 설문조사를 위해 각 건물마다 빈 상자를 설치해 무인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상자 위에 설문지를 올려놓고, 학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요구한 것인데 이는 설문조사의 투명성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인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중복 설문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엉성한 설문조사 결과는 공식적인 근거자료로 채택될 수 없으며,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도 없다.
지난 17일(목) 2017학년도 학생단체장 선거가 끝났다. 후보자들 대부분이 학생들과 소통하는 학생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 방법이 설문조사여야만 한다면 이전에 발생한 총여학생회 설문조사와 같은 일은 더 이상 발생하면 안 된다.
설문조사, 다수의 의견을 듣는 방법으로는 어쩌면 가장 쉽고, 믿음직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 매달리기 보다는 정말 학우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후보자들의 노력과 실천이 더욱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