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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최준환 기자
  • 고함
  • 입력 2013.04.17 18:04

인제대신문의 단심가(丹心歌)

얼마 전 본사는 수습기자 모집을 위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자 중 한 명에게 “인제대신문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취직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라 말한다.
마감하기 며칠 전에는 한 학생이 늘빛관에 비치된 신문을 한 아름 들고 가는 것을 보았다. 무엇에 쓰기에 이렇게 많이 들고 가는 가 보았더니 MT때 사용할 그릇을 싸고 있는 것이었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언제부턴가 대학신문이 학내 여론과 소통의 문이 아닌 취업의 도구가 됐으며, 그릇을 깨지 않기 위해 감싸진 보(褓)로 전락된 것이다.
본사는 격주로 신문을 발행하고 있으며, 매번 배포 및 발송되는 양은 1만 부이다. 하지만 신문의 대부분은 행사 때 학생들의 방석으로 사용되거나 늘빛관 스낵코너 식탁보로 사용된다. 일각에서는 ‘재미없는 신문’, ‘볼 것 없는 대학신문’이라 비난하며 “보지도 않는 신문이 어떻게 쓰이든 무슨 의미가 있냐?”며 무시하기도 한다.
이런 대학신문의 위기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여타 대학에서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언급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과거 70~80년대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활발하게 소통의 문으로서 역할을 하던 대학신문의 위치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단,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대학신문의 본질 자체는 변질되어선 안 된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더라도, 대학신문이 학생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독자도 대학기자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본사 기자들 또한 매번 안건회의를 통해 단순 정보 전달보다는 학생들이 정말 알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고 기획기사를 계획하려 한다. 이러한 본사 다섯 기자의 고민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약 600년 전 고려를 되살리기 위해 읊었던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처럼 인제대신문사 기자들의 단심가가 학생들에게 전달돼 좀 더 나은 대학신문으로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