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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장혜빈 편집국장
  • 고함
  • 입력 2010.12.08 23:55

[고 함] 2% 부족한 강의평가

 지난 4일(토)까지 본교에서는 교수학습개발센터가 주관하는 `온라인 강의평가'가 진행되었다. 강의평가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이 직접 강의를 평가하고 이를 교수가 받아들여 강의에 대한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 및 성취도를 향상시켜 교육의 효율성을 제고함에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평가되는 문항들은 얼핏 보면 그 모호성이 눈에 띈다. `교수는 과제물이나 시험을 적절히 부여하였다'는 평가문항에서 `적절히'는 그 의미가 뚜렷하지 않다. 이처럼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 본다면 많은 부분들이 모호하다. `교수는 열의를 가지고 수업을 하였다'의 문항도 열의의 척도가 무엇인지 궁금케 한다. 그저 목소리를 크게 하고 울분을 토하듯 강의하면 그것을 열의로 보아야 하는가. `수업을 통해 이 분야와 관련된 많은 것을 배웠다'의 문항에서 도대체 `관련된 많은 것'은 무엇을 의미한단 말인가.
 이렇듯 너무나 모호한 평가문항들은 결국 평가 결과도 모호하게 할 뿐이다. 그러니 분명 각 강의에 알맞은 평가항목들로 강의평가가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번 강의평가 실시기간의 마감일인 12월 4일(토)은 아직 기말고사가 시작되기 전일뿐만 아니라 4일 이후부터 기말고사 전까지 보강기간에도 여전히 수업을 진행하는 과목들이 대다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문항들은 종강이 되어야 평가할 수 있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나 `교수는 과제물이나 시험의 평가 결과를 알려주었다'의 평가문항은 아직 기말고사를 치루지 않은 현 시점에서 물어볼 질문이 아니다.
 강의평가가 끝난 후 결과 공개도 본교는 그저 `보여주기'식 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주관식 문항에 대한 답변 공개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객관식 문항에 대한 각각의 점수가 아니라 그저 5점 만점에 몇 점처럼 통합된 점수만 보여주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단순한 평점 나열식의 평가 결과는 실제로 학생들이 질 좋은 강의를 듣기 위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더 좋은 강의평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의를 평가하는 학생들의 태도변화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평가는 말 그대로 `강의평가'이다. 그러므로 단지 교수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강의 자체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야 학생들이 원하는 질 좋은 수업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국대의 경우에는 학교 측에서 실시하는 강의평가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측에서 `공개강의 평가'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단국대 학생들의 직접적인 강의평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직접 강의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함으로써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때 실질적으로 필요한 강의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학생들도 강의평가를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고 학교 측도 학생들의 강의평가에 자극을 받아 더 좋은 강의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할 수 있는 어떠한 매개체를 만들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타 대학의 사례처럼 직접 강의평가 커뮤니티를 신설하기 전에 학교가 먼저 나서서 현 강의평가의 문제점에 대한 변화를 꾀하여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강의평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