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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남북공감
  • 입력 2006.03.20 00:00

◆남북공감 2> 두번째 이야기 - 대학생활

학문에 열중하는 北대학생

 북쪽의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남쪽에서와 같이 돈을 벌어야 하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대학생들에게 김일성장학금, 사로청장학금, 무의탁장학금, 국가장학금, 특수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이 지급되어 기숙사 생활비나 최소한의 일용필수품 구입도 장학금으로 충당합니다. 기타 학용품과 참고도서 구입비만 학생들 각자가 내면 됩니다.

 그렇다보니 남쪽의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바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반면 북쪽의 대학생들은 조금 더 여유롭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며 북쪽의 대학생들을 부러워하겠지요. 그렇지만 수업이나 학교생활을 들여다보면 꼭 부러운 대학생활은 아닌 듯 합니다.

 남쪽의 대학생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동아리에서 자신의 취미생활을 하는 것과는 달리 북쪽의 대학생활은 정치·군사생활까지 포함돼 꽉 짜여진 생활을 합니다. 학부, 학과, 학급별로 군대식 대열이 편성되거든요. 대학은 연대로, 학부는 대대로, 학과는 중대로, 학급은 소대로 편성됩니다. 또 학급별로 대학로동당위원회, 대학청년동맹(김일성주의청년동맹)위원회 등 정치조직에 편입되기도 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보통 5∼10명이고 졸업할 때까지 배우는 과목 수는 40∼50여 개입니다. 한 과목을 3학점 정도로 생각한다면 120~150학점 정도이니 우리와 비슷하게 배우고 있는 셈입니다. 첫 강의가 아침 8시에 시작해서 매일 90분씩 네 강의가 진행되고 매 학기마다 약 한 달의 시험기간이 있습니다. 시험은 모두 필답과 구술로 치러지는데 5점 이하는 낙제, 5∼6점은 보통, 7∼8점은 우등, 9∼10점은 최우등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쪽처럼 수석이나 차석과 같은 개념은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6개월은 졸업논문 준비 및 발표기간이고 방학은 겨울철에만 10여일간 1월에 있습니다.

 북쪽의 대학생은 대체로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시내 거주자의 경우 집에서 통학하기도 합니다. 기숙사에서는 보통 한 방에 5∼6명 정도가 함께 생활합니다. 또 기숙사 생활은 학교 ‘기숙사관리위원회’의 감독과 통제에 따르죠. 기숙사의 규율은 남쪽과 비슷한데,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기상시간이 오전 5시 30분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기숙사와 대학 구내에서는 음주와 흡연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이나 군대 생활을 하다 온 학생들의 경우 갑자기 담배를 끊으려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학 밖에서는 북녘 대학생들도 자유롭게 술과 담배를 즐긴답니다. 또 고학년 학생들이 단속을 담당하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가면 눈치껏 기숙사에서 흡연을 하는 ‘불량학생’들도 있다고 합니다.

 북쪽의 대학생들은 조금 특별한 사람들로 대우를 받는다고 합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힘든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할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모범적이고 우등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남쪽의 10~20년 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7·80년대 남쪽의 대학생들의 이미지와 동일합니다. 남과 북의 대학생활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서로서로 배워야 하겠지만 북쪽 대학생들의 학문탐구에 대한 열정이나 지성인다운 모습은 남쪽의 대학생들이 배워야할 점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