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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남북공감
  • 입력 2006.03.03 00:00

◆남북공감 1> 첫번째 이야기 - 대학가기

북한도 수능을 치나요?

북에서는 유치원부터 소학교 4년, 그리고 중학교 6년에 이르는 총 11년의 의무교육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합니다. 그래서 북쪽의 청년들은 남쪽보다 2년  일찍 대학이나 군대, 직장 등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쪽의 고등학교 2학년이 북쪽에서는 대학교 1학년인 셈입니다.

 이북에는 우리의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고등전문학교를 제외하면, 2백80여개의 대학에 31만 4천여명의 대학생이 다니고 있습니다. 이중 종합대학은 단 3개, 평양의 김일성종합대학(인문?사회분야 중심), 김책공업종합대학(공학분야 중심), 개성의 고려성균관종합대학(경공업분야 중심)이 있답니다. 또 특정분야를 특성화해 교육하는 7개의 ‘중심대학’이 있고 나머지는 ‘단과대학’이랍니다.

 그렇다보니, 북에서도 대학 입학은 남쪽만큼이나 어렵습니다. 남쪽의 ‘고 3병’처럼 입시 스트레스도 심하고 일부 중학교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등을 목표로 하는 입시반을 따로 편성하기도 합니다. 중학교를 마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가는 이른바 ‘직통생’이 그 해에 졸업하는 중학생의 1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학에 가도 직통생은 30%이고 나머지는 군대나 기업소 출신의 학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쩌다 TV로 보는 북쪽의 대학생들은 나이도 많아 보이는 것이랍니다.

 북의 대학입시제도는 1991년 공식 채택된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 제도에 의해 그해 중학교·졸업생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만 대학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줍니다. 예비시험은 보통 10월 말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이틀 동안 하루에 3개 과목을 칩니다.

 예비시험에 합격한 학생은 이듬해 1월 해당 학교에 가서 접수를 마치고 기숙사에서 며칠간 머무르면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문제는 모두 주관식이고, 점수는 과목당 5점 만점입니다. 채점은 아주 엄격하게 이뤄지는데 비리를 막기 위해 시험이 끝나는 즉시 대학별로 시험지를 교환해 채점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본고사에 합격해 입학추천서를 받은 학생이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학부(과)에 등록을 하면 대학입학의 전 과정이 끝나게 됩니다.

 시험에서 떨어지면 남학생은 군대에 가고 여학생은 직장에 배치되기 때문에 남쪽과 달리 재수생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듯이 군대나 직장에 배치됐다가 ‘사회인’으로 추천을 받아 다시 대학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니까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대학 입학의 또 다른 방법으로 성적 이외에 성품이나 소질을 중시하는 남쪽의 특례입학과 같은 제도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다 보니 북쪽 대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합니다. 남쪽의 대학생들이 1학년 때는 '죽어라'노는 것과는 좀 다르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도 통일된 후에 북쪽 대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기엽/동국대학교 북한학과·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