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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민아 기자
  • 입력 2018.05.14 20:40

근절되지 않고 물려받는 교내 갑질 풍조

갑질 논란은 사회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학교 내에서 발견되는 갑질은 주로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일어난다.
한국교육연구소가 2015년도 대학원생 1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수 공동연구나 프로젝트 수행으로 인해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에 34.5%, ‘교수의 개인적인 업무를 지시받고도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에 19.5%가 응답했다. 이어 ‘선배들이 지시한 업무로 학업에 지장을 받았다’에 8.8%, ‘선배의 원치 않는 프로젝트에 강제로 참여하도록 해 본인의 연구를 하지 못한 적도 있다’에 11.5%가 응답하여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사이의 갑질이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었던 서울대학교 교수 역시 제자한테 집 청소, 차량 운전 등 사적인 일을 시키고 학생과 동료 교수에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과 폭언을 했으며, 대학원생의 인건비를 뺏어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교수와 학생 사이보다 더 심한 갑질이 일어나 논란이 되는 관계는 선후배이다. 경찰은 ‘신학기 선후배 간 폭행·강요 집중신고 기간’을 지정하고 ‘대학 내 불법행위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매년 신입생을 향한 과도한 군기 문제는 SNS를 뜨겁게 달군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홍익대 응원단 아사달의 수습 단원들이 선배들에게 당한 갑질을 28가지로 정리하여 대나무 숲에 폭로한 일이 있었다. 멀지 않는 곳에서 선배의 이름과 기수, 맡은 역할까지 강제로 외워 시험을 치게 하는 심각한 선후배 갑질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처럼 후배들은 선배들의 신체에 무리가 될 정도의 갑질부터 억지로 인사시키는 등의 크고 작은 갑질에 시달린다.
알바천국이 지난 2월 19일부터 전국 20대 대학생 회원 1028명을 대상으로 ‘대학 군기 문화,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설문 조사한 결과, ‘대학교 입학 후 선배 갑질을 매우 경험했다.’, ‘어느 정도 경험했다’에 57.6%가 응답했다. ‘선배 갑질에 당한 적 있다면, 어떤 것이었습니까?’ 항목에는 △인사 강요 34% △음주 강요 18.4% △화장, 헤어스타일 등 복장 제한 강요 10.75% 가 응답했다.
이런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간의 갑질은 물려받게 된다. 선배와 교수에게 갑질을 당했고 본인은 참고 견뎌왔기 때문에, 자신의 후배에게 똑같이 행동하게 되고 이들이 참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면 바로 직장 갑질로 번지게 된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며,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게 대우받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