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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입력 2017.11.27 17:10

학내 언론을 살리고 싶다면

본지 395호 좌담회에서 밝혔듯이 인제미디어센터는 난국에 빠져있다. 2011년, 신문사와 방송사가 통합되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나 싶었으나 실은 명맥만 유지하도록 매년 예산을 삭감했고, 그 후로는 기자들의 ‘열정 페이’에 의존해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올해 하반기에 변화를 시도하며 체제를 바꾸는 등 작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좀처럼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수습기자들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이미 입사 전부터 ‘열악한’ 노동 환경을 전해들은 탓에 흔쾌히 지원할 엄두를 내지 않으며, 어렵게 들어와도 한 학기가 지나면 절반이 떠난다. 나갈 기회를 놓쳐 남은 서너 명의 기자들은 서로에 대한 강한 책임감에 묶여 1~2년을 보내고 팀장을 거쳐 완전히 기력이 ‘소진’되면 4학년이 된다. 이 때쯤이면 미디어센터에 관심을 보이는 후배가 있어도 입사를 권할 수가 없다. 1순위로 관심을 가질 법한 신문방송학과 재학생들이 갈수록 미디어센터를 외면하는 것이 큰 증거이다.
종강호를 준비하며 우리 기자들은 향후 미디어센터가 존속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사설란을 빌려 본부에 부탁드린다. 학내 언론을 살리고 싶으면 기자들이 들어와 배우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격주로 신문을 발행하고 방송을 송출하다보면 기자들의 개인 시간이 부족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기 어렵다. 이런 한계를 안고 일하는 기자들에게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첫걸음이다. 장학금, 원고료, 수당을 현실화하고 신문, 방송 제작 마감이 밤늦게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해 주거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수습기자가 정기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교육도 필요하다. 이곳은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연대하며 배우는 장이라야 하지 입사 동기에 대한 ‘인간적인 책임’에 구속되는 장이 아니다.
기자라는 자부심만으로 움직이던 시기는 지났다. 이렇게 해도 안 된다면 그 때는 종이 신문 대신 인터넷 매체에 기반한 통합 콘텐츠 생산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일부 대학의 언론사가 자의반 타의반 그렇게 가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 내부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 환경에 떠밀려 그 길을 택한다면 학내 언론은 머지않아 고사할 것이다. 지금은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