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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입력 2017.10.31 16:10

좋은 교육을 생각한다

4년제 대학 상당수가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2018년을 기점으로 입학생 수가 급감하면 ‘귀하신’ 신입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재학생의 이동 기회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다. 편입학이 아니라도 자퇴 후 신입생이 되는 문이 넓어질 테니 학벌 획득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前대학에서 1, 2년을 쓰는 풍조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근래 부산권 사립대학이 단순히 학점 교류를 넘어 단대 차원의 공통 교육 과정을 논의하겠다는 추세는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지역대학이 신입생의 선택과 재학생의 이탈 방지를 함께 잡고 함께 생존하겠다는 노력으로 읽힌다.
지방 중소사립대학은 몇 년간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에 사활을 걸어왔다. 우리대학도 프라임사업으로 숨통을 텄지만 내년이면 지원이 만료된다. 현재 ‘프라임체제’가 얼마나, 어떻게 유지될지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대형 지원사업은 어려울 것이고, 이제 ‘프라임 이후’를 생각해야한다. 어떤 교육을 할 지 구성원이 모여 ‘숙의’할 때다. 중도탈락률 4%대에 대한 고민도 여기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4%안에 특정 단대, 특정 학과의 비율이 높다면 단순히 취업률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이 용이한 학과가 있는 반면, 준비 기간이 필요한 학과가 있고, 취업률을 거론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는 학과도 있다. 취업률이 대외적인 지표이기는 하나 그것은 ‘좋은’ 교육의 결과로 주어져야 한다. 당장 취업률이 낮아도 나에게 필요한 좋은 교육을 받고 있다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교수는 스펙 때문에 ‘꿀강’만 찾아듣는 학생들이 야속하지만 이들도 좋은 강의를 구분할 줄 안다.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고 직업전문학교에서나 개설될 강좌를 허용하고, 학점을 ‘포기’하고 좋은 강의를 들었다고 자위해야 하는 교육 과정이 더 문제다. 이것들은 어쩌다 벌어지는 해프닝이라야 한다. 대다수 한국대학이 이를 불가피한 현실로 승인할 때, 3년 전 우리대학은 토론식 강의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학생들의 기대가 컸다. 대학다운 강의실을 만들겠다는 도전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좋은 교육을 위해 토론식 수업의 실태를 점검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