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현슬기 기자
  • 입력 2017.05.16 20:50

대학생, 설문조사로 멍들다

대학가 비정상적 설문조사 피해 속출
대학 측 "설문조사 시 개인정보 기재 자제해야"

 

비정상적 설문조사의 포교 과정

“학생~ 심리검사 받아 보지 않을래?”
최근 본교 안팎에서 비정상적인 설문조사를 당했다는 학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설문조사의 주체는 다양한 종교집단인 것으로 추정되며, 설문조사를 한 후 만남 강요와 같은 피해를 본 학우들까지 등장하며 대학가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비정상적인 설문조사는 무엇인가. 이는 어떤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하거나 통계 자료를 얻기 위하여 작성하는 문서가 아닌 이외의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다. 현재 대학가에서는 보통 종교 단체에 무지한 학우들에게 자연스레 접근하여 종교를 포교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왜 대학가에 이러한 비정상적인 설문조사가 등장하게 됐으며, 학우들은 이로 인해 어떠한 피해를 입었을까.

대학가 출입 별다른 제재 없어
설문조사 가장한 포교

대학가에 비정상적인 설문조사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대학교의 특성상 재학생 외에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롭고, 학교의 별다른 제재가 없기 때문에 많이 발생한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학우들이나 대학에 입학해 모든 것이 낯선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밝혀졌다. 이 설문조사는 조사와 함께 학우들의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그 후, 심리 상담이나 심리치료, 진로상담 등의 상품에 당첨이 됐다는 연락을 통해 만남을 유도해 자연스레 종교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제 본교에 재학 중인 A 학우는 “본교 거리를 지나가다 설문조사와 심리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며 “심리검사 이후 우울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만남을 요구하여 본교 앞 카페에서 총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고 답했다. “첫 만남 때는 평범하게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두 번째 만남에서 상담 도중에 갑자기 대안을 제시해주겠다며 특정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느꼈고 그 이후에 연락을 무시했다”고 자신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이러한 일들이 본교 내에서 진행되는 것에 있어 A 학우는 “주위에서 들었던 일을 실제로 겪으니 기분이 매우 나빴고 이들이 만남을 빌미로 교묘히 종교를 포교하는 것 같으니 학우 여러분들도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본교 학우 500명 중 28%, 140명 경험
대학 측 “개인정보 기재는 자제해야”

이러한 논란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본지에서는 본교 학우 500명을 대상으로 ‘학내 진행되는 비정상적인 설문조사’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비정상적인 설문조사를 당한 적이 있는 학우들이 140명(28%)으로 조사됐고 이중, 연락이 온 학우는 52명(37%)으로 조사됐다. 연락의 목적으로는 경품이 당첨돼 심리검사를 해준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이외에 종교 권유, 후원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다. 이어, ‘본교 내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것에 있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본교에서 조치를 취해주길 바라는 학우들의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에 학생취업처 관계자는 “학교 내에서 비정상적인 설문조사가 발생했는지 몰랐다”며 “학교 구석구석 다니며 제재를 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교내에 비정상적인 설문조사가 진행이 될 경우 학생취업처나 학생회에 바로 신고하고 설문조사를 할 때 자신의 개인정보를 적는 것은 자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