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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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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3 18:14

비수도권 대학언론, 이제는 선입견에 벗어나야

수능을 앞둔 여름방학, 나는 교실 뒤편에 있는 대학 정시 등급표를 봤다. 포스터만한 크기  안에는 수많은 대학교가 빽빽이 적혀져있다. 서울권, 충청권, 경상권 등 지역별로 정리된 등급표를 보고는 한 가지의 차이를 알았다. 경쟁률과 등급 커트라인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지고 있었다. 그때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 사이에는 커다란 벽이 하나 세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사실 대학언론도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대학과의 비교처럼 수도권 대학언론과 비수도권 대학언론을 보는 시선은 분명 다르다. 늘 기성언론과 독자에게 주목받는 곳은 수도권 대학언론이고, 비수도권 대학언론은 관심 밖의 대상으로 ‘지방대’라는 선입견에 묶이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모 주간잡지에서 대학언론을 심층적으로 다룬 기사가 있었다.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로 인정받는 대학언론의 사례를 설명하는데, 대다수가 수도권 대학언론에만 치중됐다. 기사에서 비수도권 대학언론이 다뤄진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기사에 묘사된 ‘도전과 열정으로 살아가는 대학생 기자’의 모습은 비수도권 대학언론인에게는 포함되지 않는 말이었다.
각종 지원마저 소외된 비수도권 대학언론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현재 수도권 대학언론들은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과 ‘대학언론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기성언론과 지자체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취재 교육, 장소 제공, 자료 협조와 같은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덕분에 기사와 기자의 수준을 높이고, 이에 다시 독자들이 돌아오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물론 비수도권 대학언론이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경상권에서는 ‘부산대학언론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부산·울산·경남 대학언론이 독자와 기관에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부산대학언론연합이 결성 된지는 얼마 안됐기 때문에 체계적인 지원과 연대가 잡히지 않았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도 비수도권 대학언론의 관심과 지원은 멀기만 하다.
모든 대학언론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디지털 미디어 발달로 인한 독자의 감소는 위기를 불러왔고, 올해도 많은 대학언론이 발행부수 감소와 폐간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언론은 더 취약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과 같이 이제는 비수도권 대학언론들도 지속적인 고민과 연대가 필요하다. 또한, 지방대라는 선입견을 없애려는 노력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민주주의를 위해 뭉친 각 대학의 선배 기자들처럼 오늘날 비수도권 대학언론도 뭉쳐야 한다. 현재의 선입견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끈질기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도 기자라는 직함을 가진 대학언론인이기 때문이다. 

 

김선호 충북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