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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냅스] 불쾌하고 아름다운 '마스크걸'

기준 미달의 못생긴 얼굴과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김모미, 그녀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방송을 하는 섹시 bj ‘마스크걸’이다. 세상이 외모지상주의로 공격할 때, 그녀는 그 칼날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녀의 얼굴은 그녀 스스로가 봐도 못생겼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사회에서 외모지상주의의 칼자루를 쥐고있기로 결정했다. 예쁜 여자를 질투하고, 성형한 사람들을 헐뜯는다. 그것은 외모지상주의의 상처를 되돌려주고 싶은 그녀의 방어본능.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이 욕심이었을까. 그녀가 저지른 살인은 지독한 연쇄작용으로 그녀를 한평생 뒤따라 다닌다. 과거의 추함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형을 해도, 역시 무거운 죄는 씻어낼 수 없었나보다. 어두운 그림자에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으니. 그 중심에는 김모미를 짝사랑했던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가 있다.
김경자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모성애를 가진 엄마다. 오로지 아들만 바라보고 살아온

어머니의 심경이 불쾌할 정도로 뒤틀려있다. 그녀의 모성애는 그녀를 실력 좋은 탐정으로 만들었다. 그 실력이 얼마나 기가 막힌지 김모미가 낳은 딸 김미모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아 따라다닌다. 그 누가 속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가랑비에 젖듯 천천히, 집요하게, 교묘하게. 삶의 목표를 잃게 된 그녀의 처절한 복수극. 그 극 속에서 그녀는 아주 훌륭한 배우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은 네이버 웹툰이 원작으로, 주인공들의 불쾌함을 많이 덜어내어 짜릿한 미감으로 채웠다. 주인공들을 최대한 공감가게 하고 싶어서였을까, 그들의 어두운 면은 많이 순화되었다. 그러나 그래도 여전히 이 드라마에서 완전한 선역은 없다. 다른 매체에서 좋게만 그려지는 편견의 피해자도, 모성애도, 심지어는 여자 주인공마저 이 드라마에서는 가차없다. 모두가 말 그대로 ‘이상하다’. 그래서 더 귀하다. 여자들이 추하게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참 쉽지 않으니 말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저지른 잘잘못의 경중을 따지다가 어영부영 아름답고 불쾌한 연출의 그로테스크함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