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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위협하는 ‘묻지마 범죄’ 급증... 치안이 위협받고 있다

유행처럼 번지는 ‘묻지마 범죄’, 살인 예고글까지
시급한 대책마련 필요해…. AI까지 연구 중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범행장소 /  출처 = 연합뉴스]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범행장소 /  출처 = 연합뉴스]

7월 21일 신림역 인근에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으며, 범행 당시의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되어 전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조선(33, 남)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내가 불행하게 살기 때문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라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이를 모방한 듯한 살인 예고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럿 올라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에 따르면 지난 7일 187건이었던 살인 예고글은 일주일 만에 354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25일에는 469건으로 늘며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살인 예고글로 인해 불안에 떨며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그러나 이렇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살인 예고글 대부분이 ‘장난’이며, 심지어 예고글 작성자 절반이 10대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단순 살인 예고글 뿐만 아니라 실제 ‘묻지마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8월 3일 서현역 AK플라자백화점 인근에서 차와 흉기를 이용해 무차별 난동을 저질러 2명이 숨지고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으며, 17일 신림동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출근 중이던 여성을 너클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하여 결국 피해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서울 은평구 주택가, 경기도 수원 등에서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일어났다.

‘묻지마 범죄’ 불특정 다수를 향한 왜곡된 분노 
‘묻지마 범죄’는 길거리나 공공장소 등 인구 유동성이 높은 곳에서 주로 발생하며, 일면식이 없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칭한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이 어렵고, 범죄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하지만 ‘묻지마 범죄’를 규정하는 것에 학계는 어려움을 겪는다. 학술적 개념이나 용어가 합의되지 않았고, 연구자마다 ‘무차별 범죄’, ‘이상동기 범죄’, ‘무동기 범죄’ 등 제각기 다른 용어로 불리며 정의와 기준도 가지각색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는 "'묻지마'라는 의미는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것인데, 그렇게 규정하게 되면 범죄의 동기가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인지 등 범죄의 유형 분석 등 해결책을 도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증하고 있는 무차별 범죄에 여러 해결책이 도모되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은 최근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예고 게시글의 확산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자,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범죄예고 게시글 분석 및 신고지원 시스템 구축’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치안 업무 중심의 경찰조직 재편과 의무경찰 제도 재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다만 병역 자원조차 부족한 실정에 전문 훈련을 받지 않은 의경을 내세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외에도 각종 지자체에서 순찰을 강화하며 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