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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사설
  • 입력 2022.06.06 15:35

대학 언론의 불편한 진실

대학 언론의 축소는 현재 진행형이다. 턱없이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는 월보도 벅찰 뿐더러, 최근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주기는 절대 아니다. 데드라인의 ‘대학 언론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자 수가 10명 미만인 대학 언론이 49.4%다. 절반 가까이 대학 언론이 10명도 채 안 되는 인원으로 신문을 만들고 있다. 인제대 신문사의 인원수는 고작 9명. 신문에 실리는 기사 외 질 높은 기사를 바라며 기자들을 짜내긴 어려운 형국이다.

인원수가 적은 것은 둘째 치고 학생들이 신문을 보지 않는다. 학보사는 에브리타임에 ‘팝콘거리’를 제공하는 위치에 불과할 뿐이다. 그 외의 기사에는 관심 ‘무’다. 배부대에 올려진 신문이 깔끔히 사라져도, 우리의 글을 읽은 것인지 배달음식 깔개로 쓰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학생들이 관심이 없으니 우리의 존재감도 미미하고, 따라서 수습기자 지원도, 예산도 적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럼에도 매달 취재원에게 들이댈 ‘깡’만 있다면 두렵지 않다. 학보사의 1차 견제 대상이 학교지만, 학교에 소속되어 예산을 받아먹는 기관이라는 불편한 진실에도 젊은 패기 하나만으로 일하고 있다. 학교의 위상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팩트’를 학우들에게 보일 때에도 학보사의 정체성을 되새기며 애써 눈치 없는 ‘척’을 한다. ‘독립 기관’이라는 허울뿐인 타이틀이 새삼 얄밉지만 꿋꿋이 ‘독립 기관’이라 칭한다. 그리고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다시금 떠올린다. ‘6월의 의미’를 경건한 마음으로 되새긴다. 이뤄낸 대학 언론의 자유가 허상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본다.

학보사는 대학 홍보지가 아니다. 결코 좋은 이야기들만 나열해 달콤한 신문을 만들 수는 없다. 대학 언론 탄생의 역사에 과연 좋은 나날이 있었던가. 무슨 일이든 그저 알리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자 존재 이유다. 불편한 진실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학보사가 ‘학보사’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