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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칼럼
  • 입력 2022.05.09 19:47

'평생 간직할 기억들'

미디어센터에서의 학생 기자 생활을 한지도 어느덧 1년이다. 시간이 빠르다면 빨랐다. 그 기간을 꽉 채워오면서 나는 매번 지난 달에 비해 내가 성장했는지를 생각한다. 마감이 잔잔하게 다가와서 마음을 한시름 놓고 있으면 항상 큰일이 생겨서 새로운 취재를 준비하게 된다. 방심은 금물이다. 열흘만 손 놓고 있어도 글 쓰는 법을 까먹게 된다. 질문은 어떻게 만드는 거였더라, 오랜만에 취재를 준비할 땐 10분은 멍-하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질문을 하다가도 혼자 벙찐다. 1년 꽉 채운 학생 기자 이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나는 다른 것보다 이런 게 학생 기자로써 책임감의 부재로 느껴진다. 예상치 못한 돌발 실수를 하면 주눅든다. 그럴 땐 잠시 숨을 쉬고, 기지개를 피면서 입 밖으로 소리내 “하하하”하고 크게 웃는다.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 전에 내가 나를 다독이는 방법이다.

매달 다양한 기사를 담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취재를 한다. 취재를 마치면 매번 세상은 정말 다채롭다는 감상을 되뇌인다. 이를테면 가장 최근 여자하키부 선수분과 감독님을 취재했을 때 나는 그분들의 모습을 눈으로 본 적이 없는데도 그 모든 열정과 노력이 느껴졌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필드를 뛰는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키 이외에도 많은 것에 도전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내 안에 작은 동경이 피어나기도 했다.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 처음 내 기사를 팀장님께 보여드렸을 때, 밤 늦게까지 다같이 남아서 퇴고와 수정을 거듭했던 때, 처음 한 실수, 처음 한 인터뷰 등등.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우리학교 학생들은 생각보다 더 신문을 읽지 않는다. 인제미디어센터는 월간 인제대신문을 발행한다. 매월 신문 발행이 끝나면 다시 다음 호 신문을 준비한다. 첫째 주엔 안건 회의, 둘째 주엔 취재, 셋째 주엔 기사 작성, 그리고 넷째 주엔 편집하고 발행. 그러나 발행한 지 한 달이 다 끝나가는 순간까지 여전히 빼곡히 쌓여있는 신문 뭉텅이들을 보면 철없는 감정이지만 어쩐지 서운해질 때도 있다. 여전히 위기라는 대학 언론을 이고 지고 걸어나가는 모습들을 나는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듣지 않아도 지금 하는 일들이 유의미할까? 돌이켜보면 지난 1년 간 내 대답은 전부 YES. 이 일은 바쁘고 힘들어도 재밌다. 사실 편집도 즐겁다. 가끔 신문이 많이 줄어들어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은 커진다. 진한 잉크로 새겨진 이름 석자의 꽃말은 자랑스러움이다. 가끔 짜증이 나도 숨을 가다듬고 기지개를 피면 금방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의 필드는 이 학교다. 우리는 키보드와, 컴퓨터와, 종이로 된 스포츠를 한다. 스스로 내는 목소리에 집중하며 열정과 노력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종이신문이 단 한 부도 남지 않고 마지막 글자까지 읽혀질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지껏 그래왔다는 걸 아니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열정을 나누는 미디어센터를 나는 평생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