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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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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9 18:53

찰나의 순간, 부산 퓰리처상 사진전

찰나의 순간 역사를 담다
한국인의 심장을 뛰게 한 사진전, 부산에서 전시

부산에서 전시중인 2022 퓰리처상 사진전
부산에서 전시중인 2022 퓰리처상 사진전

1976년,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흑인아이와 백인아이는 두 손을 맞잡고 있다. 

백인과 흑인이 같이 학교를 등교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루이빌의 흑인과 백인 학생들이 함께 버스를 타고, 함께 수업을 듣는 첫날을 남긴 사진이다. 이와 대조되게 ‘국기의 불명예’는 국기봉을 창처럼 휘두르며 인종차별을 철폐하려는 교육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사진들은 몇 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퓰리처상을 통해 연결되며 함께 역사의 연대기를 만들어간다. 사건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기자들과 사진작가들은 위험을 무릅쓴다.

그 중엔 역사적인 장면도, 유쾌한 사진도 있다. 사진들은 아름다움과 성취, 인간이 겪어온 불행을 보여준다. 그중 가장 빼어난 사진이 퓰리처상을 받게 된다. 

뜨거운 역사를 목격하고 기록한 이들의 현장을, 지금 2022년 부산에서 다시 볼 수 있다. 

1917년 창설된 퓰리처상은 조지프 퓰리처가 컬럼비아 대학교에 2백만 달러를 기부하며 시작되었다. 유언으로 ‘공공봉사, 공공윤리, 미국문학, 교육진흥을 장려하는 상’을 만드는 데 사용해달라 했고, 오늘날 가장 권위 있는 언론, 문학, 음악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퓰리처상 사진들은 빈 공간에 홀로 전시되는 존재가 아니다. 폭력과 위험 앞에서도 그들이 세상에 쏘아 올린 역사의 한 장면은 인류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자 유산이다. 퓰리처상 사진들이 단지 아름다운 것들을 담고 있는 사진들과 다른 이유이다.

퓰리처 사진전은 1988년 서울에서의 첫 전시를 시작으로 4차례의 전시에서 60만 관객을 기록하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진전’으로 기억된다.

이번 전시에는 특별함이 더해졌다. 서울에서 전시하지 못한 미공개 작품과 부산전시를 위해 신규 제작하는 포토존이 추가돼 관객들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이러한 세계의 역사를 담는 이들의 작품을 눈과 가슴으로 감상할 수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슈팅 더 퓰리처’가 오는 5월 15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