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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사설
  • 입력 2022.04.04 15:26

장애인 이동권 시위, 비난을 감내한 선택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하 전장연이 지하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 힘 이준석 당 대표는 서울교통공사가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본인 SNS에 게시했다. 이에 시각장애인인 국민의 힘 김예지 의원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대표의 전장연 ‘저격’에 공감하는 이도 일부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또’ 갈라치기 정치를 한다는 반발이 터졌다. 과연 이 대표의 말 대로 오세훈 서울시장에 들어서야 지속적인 시위를 강행했나? 우리는 이 시위를 어떻게 지켜봐야 하는가.

2001년, 2002년 연속으로 지하철에서 장애인이 리프트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후 전장연을 포함한 각종 장애인단체는 20년간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해왔다.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처음 100% 승강기 설치를 약속했으나 여전히 지켜지지 않았고, 뒤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2017년 리프트 추락 참사가 벌어졌다. 이때도 전장연은 ‘지하철 연착 투쟁’을 진행했다. 꾸준히 진행해온 전장연의 시위는 어떤 정치적 의미를 내포했다고 보기 어렵다.

장애인이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편히 이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저상버스 전국 도입률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택시 또한 하루 전에 예약해야 탈 수 있는 시스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장애인에겐 없다. 대의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치권에선 결국 허울뿐인 공약을 내세운다. 심지어 여당 대표가 허울마저 없는 말들을 SNS에 게재한다.

출근 시간, 전장연의 시위로 서울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제야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관심의 방식이 비난이든 옹호든 말이다.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20년간 아주 느리게 흘러왔다. 나에게 피해를 주면 ‘악’이라는 사고는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사고에 가깝다. 최대한 많은 비난을 받고자 불법 시위를 택했던 그들의 간절함이 정치계에 닿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