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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사설
  • 입력 2022.04.04 15:25

구조조정을 위한 충분한 소통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방대학은 신입생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했다. 특히 본교는 작년 79.9%, 올해 75.1%로 매우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작년보다 137명이나 정원을 축소한 상태에서 거둔 성적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다. 72.6%의 신입생을 충원한 신라대를 제외하면 부·울·경 지역의 15개 4년제 대학 가운데 사실상 꼴찌를 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본부가 신속하게 신입생 충원율 제고를 위한 전담 기구를 발족시키고 학과(부) 통폐합, 신설, 폐지 등을 중심으로 하는 모집단위 개편 및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구조조정에는 늘 진통이 따른다. 따라서 핵심은 진통을 최소화하고 이를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구조조정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이다.

그럼에도 소통이 충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아우성이 크다. 지난 2월 16일에는 국제경상학부 교수 일동 명의로 학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서가 기획처에 제출됐다. 25일에는 국제어문학부 중국언어문화전공 교수들이 학과 구조조정 이전에 분명한 원칙과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14일에는 구조조정 대상 학과 학생들과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들이 소통 없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 추진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두 충분한 소통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뒤늦게나마 대학본부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AI융합대학, 리버럴아트칼리지의 인문문화학부, 국제어문학부와 합의안 혹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서로 합리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따라서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 이전에 분명한 원칙, 객관적인 평가 기준, 지속 가능한 대안을 놓고 모든 당사자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