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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안규리
  • 사회과학
  • 입력 2021.08.29 21:00
  • 수정 2021.08.30 11:53

[그들의 셀링포인트-애플 편] 인정합니다, 나는 앱등이입니다.

줄을 서서 제품을 예약하고, 구매해본 적 있어? 세계 브랜드 가치 1위, 세계 시가총액 1위, 전 세계인들이 각자 하나 이상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게 된 이유, 이번에 알아볼 브랜드는 세계의 혁신적인 아이콘, ‘애플’이야.

 

애플의 지독한 팬층, 앱등이

가격이 끊임없이 올라도, 환경보호라는 그럴싸하지 않은 이유를 대가며 충전기를 빼도 투덜거리며 결국엔 애플 제품을 집어 드는 사람들, ‘앱등이’를 소개해볼게.

나는 앱등이다, 손! 아마 전국의 대학생을 모아두고 질문하면 우후죽순 빼곡히 손을 들 거야. 인스타그램 거울 셀카의 거의 모든 휴대전화 뒷면에는 애플 로고가 박혀있고, 손목에는 애플워치가 빛나고 있지. ‘힙’함의 대명사가 되어, 래퍼 ‘지코’가 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 ‘앱등이’라는 은어의 정의는 ‘애플 추종자’ 정도로 읽히며, 이 은어는 2010년 즈음 한창 꼬마들에게 유행했던 꼽등이 괴담과 맞물려 등장하게 되었어. 그 당시에는 애플의 제품만 찬양하며 타제품을 깎아내리는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였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다소 자조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그렇다면 우리가 앱등이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의 디자인, 그 아름다움을 찾아서

스티브 잡스가 본인이 창업했던 애플에서 쫓겨나고 약 11년 후인 1997년, 그는 애플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인재를 영입하며 임시로 복귀하게 돼. 바로 ‘팀 쿡’과 ‘조너선 아이브’. 팀 쿡은 현재 CEO로 스티브 잡스보다 뛰어난 경영 전략을 갖고 있다고 호평받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이번에는 조너선 아이브에 조명해보자.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에 입사해 처음으로 디자인한 제품은 반투명 플라스틱으로 내부가 보이는 ‘iMac’. iMac은 다양한 색감과 일체형 PC로 주목을 받았고 출시 첫해에만 80만대가 팔리며 큰 흥행을 거뒀어. “디자인은 본질을 나타내는 핵심이다.” 조너선 아이브의 말처럼 애플은 디자인에 기능을 맞춰갔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유려한 디자인을 보면, 애플 같다고도 하지? 그만큼 애플은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 아이맥, 아이패드, 아이팟까지.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지. 투박한 디자인이 가득한 기존 스마트폰들 사이, 하얗고 견고하게 디자인 된 아이폰은 많은 사람의 극찬을 받음은 물론, 단순히 예뻐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어. 외부 디자인뿐일까? 스티브 잡스는 기계공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내부 디자인에도 힘썼어. 애플 제품은 IT 마니아들 사이에도 분해하기 어려운 편에 속해. 각 나사의 종류도 다를뿐더러 꼼꼼하게 테이핑 된 내부 부품들을 분리했다 다시 조립하는 것은 굉장히 고난도지. 어느 하나 대충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아. 만듦새가 굉장히 뛰어나지.

이뿐만이냐, 패키징도 굉장히 섬세해. 앱등이들은 애플 제품의 패키지를 모아둬. 하얀 박스에 포인트로 박혀있는 애플 로고는 모였을 때 빛을 발하기 마련이지. 칼 혹은 손톱으로 흠집을 내 뜯어야 하는 비닐 포장이 아닌, 비닐 포장을 뜯기 위한 손잡이도 마련되어 있어. 손잡이를 잡고 사아악 뜯으면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지. 환경보호를 위해 최근에는 내부도 종이로 만들고 있어. 충전기를 빼버린 건 괘씸하지만 말이야.

이처럼 애플의 디자인은 말하려면 끝도 없어. 외부 디자인뿐만 아니라 UI도 직관적이고 깔끔하게 만들었거든. 세월이 흘러도 전혀 촌스럽지 않아.

 

애플, 디자인에 가려진 기술력

애플의 디자인은 사실 말할 필요도 없긴 해. 아름다움은 아무래도 공통된 영역이 있지. 보자마자 느낄 수 있기도 하고. 그럼 애플의 기술력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업계에서는 애플의 기술력을 극찬하는 느낌은 아니야. 자체적으로 디스플레이, 배터리, 모뎀칩 등을 개발해 사용하는 삼X과 달리, 애플은 거의 모든 하드웨어를 외부에서 조달해서 사용해. 애플이 직접 개발하는 건 운영체제나 칩셋뿐이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하는 편이지.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해볼 건 소프트웨어야. 애플의 보안이 엄청난 건 알고 있지? 애플을 자사 운영체제, 즉 iOS 보안에 엄청난 ‘집착’을 하는 편이야. 갤럭시를 사용하다 아이폰으로 넘어간 유저들이 이 보안 때문에 불편을 토로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 과거엔 카카오톡 이모티콘 하나 결제하려면 아이폰이 아닌 PC에서 구매해야 했어. 애플페이는 여전히 한국에서 적용이 되지 않고 있지. 그러나 불편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야.

보안은 현대 시대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기술이야. 최근 아이폰 iOS 14.5 업데이트를 통해 ‘앱 추적 투명성(ATT)’를 적용했어. 이 ATT는 말 그대로 앱이 사용자 정보를 추적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뜻이기도 해. 그 말인즉슨, 이제 더는 앱이 마음대로 우리의 행적을 추적해서 맞춤형 광고를 띄우는 음침한 행동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 간혹 그게 편리할 땐 있지만, 소름 돋는 건 사실이잖아?

애플 제품을 쓰다 보면 나도 몰랐던 기능에 깜짝 놀랄 때가 있어. 애플 제품 사이에는 호환성이 굉장히 뛰어나거든. ‘애플 생태계’라는 말 들어봤어? 애플 제품 사이에는 정보가 자연스럽게 오고 가. 아이폰에서 복사한 글을 아이패드에 붙여넣기가 가능하고, 에어드랍도 굉장히 편리하지. 아이폰에서 급하게 작성한 메모를 아이패드에서 보고 싶다? 그것도 물론 가능해. 빠르게 연동이 되거든. 아이폰으로 쓰던 메일을 맥북에서 이어 작성도 가능하고, 메일을 쓰다 스케치를 보내고 싶으면 아이패드에서 그려서 바로 보낼 수도 있지. 어때? 왜 애플을 한번 사용하게 되면 못 헤어나오는지 알겠지?

 

달라진 건 단 하나, 전부입니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zWDUeh-EujM&t=1535s]

사실 디자인, 기술력 암만 이야기해도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어. 애플 광고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 음악! 지금 머릿속에 재생되지? 2010년 아이패드 광고야. 애플은 광고를 굉장히 세련되게 만들기로 유명해. BGM선정도 얼마나 잘하는지 모든 광고 음악이 귀에 쏙쏙 잘 들어와. 오죽하면 애플 광고 ‘브금’만 모은 플레이리스트가 있을 정도겠어. 듣고 있으면 과거 텔레비전 속 애플 광고가 떠오르며 괜한 추억에 잠기기도 하지. 음악뿐만이 아니야. 애플 광고에 늘 사용하는 그 고딕체, 애플 고딕. 애플의 광고 스타일은 꾸준해. 감각적인 음악과 고딕체로 한눈에 사로잡을 멘트를 던지지. 꾸준함에도 변화는 멈추지 않아. 과거에는 기술 중심의 자랑을 했었다면, 현재 애플 광고는 생활 속에 얼마나 애플이 녹아들 수 있는지 보여주지. 나도 최근 애플워치 광고를 보고 덜컥 애플워치를 구매해버렸어. 운동하는 광고 모델을 보니 나도 애플워치를 사면 운동을 할 것 같은 기분? 광고에 속아 넘어가 준거야.

 

오늘 알아본 애플의 셀링포인트, 어땠어?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이유를 아주 조금 알아보니 왜 우리가 앱등이가 되어버렸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나도 애플워치를 차고, 아이폰으로 일정 확인을 하며,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필기를 해. 아이폰을 처음 손에 쥐던 그 날, 운명적으로 애플의 생태계에 푹 빠져버린 거지.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애플 제품을 쓰는 이유는 하나야. 아름다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