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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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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1 23:37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되어보았다

신세계 백화점 옆, 보건소 선별진료소 1일 체험

어떤 명품보다 가치 있는 옷을 입어보았다

김정길 기자가 선별진료소 일일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김정길 기자가 선별진료소 일일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오늘도 각종 매체에서는 선별진료소 사진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통계자료 중심으로, 실질적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진 관련 기사는 드물었다. 이에 나는 직접 체험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김해 보건소 감염병관리팀 김동숙 팀장님에게 허락을 구한 뒤, 선별진료소에서 1일 체험을 진행했다. 마스크와 페이스쉴드, 의료장갑, 보호복을 착용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오신 분들에게 손소독과 비닐장갑 착용을 안내했다. 간단한 업무였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었기에 그 자체로 에너지가 소비되었다. 같이 일했던 한 의료진은 “무료로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고집을 피우거나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정말 난처해요”라고 하셨다. 거리두기 지침이 바뀔 때마다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상도 변경되므로 이러한 갈등이 빚어진다고 했다. 또한 김해시는 외국인 집단감염 비율이 높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했다. 코로나-19초기에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통역 외국인 지원을 받아 역학조사에 투입되고 있었다. 

 나는 거리두기 1.5단계 시기였던 2021년 2월 16일에 선별진료소 체험을 했다. 확산세가 진정되는 추세였기 때문에 하루 검사자 수가 100명 이하로 비교적 여유로운 인원이었다. 그러나 3차 대유행 당시에는 하루에 500명분 검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평균 한 시간에 55명. 보건소 주차장을 가득 메울 만큼 줄이 길었다고 했다. 대기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물 마실 틈도 갖지 않았던 상황을 듣고 의료진들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한 전파율이 높은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상 개방된 공간에서 검사가 진행되었다. 보호복 안에 두꺼운 패딩을 입을 수 없었다. 한 의료진은 “바쁜 것은 괜찮은데 추운 것이 제일 힘들어요.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손난로에 의지하며 추위를 이겨냈어요” 라고 말했다. 이어서 검사 받으러 오시는 분 중에 확진자가 있을 텐데 무섭지는 않으세요? 라고 물었다.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를 착용하고 있어 감염위험이 매우 적어요.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지금은 익숙해요.”라고 답해 주셨다. 코로나 검사는 마스크를 벗고 입과 코에서 검체를 채취한다. 그 과정에서 전염될 가능성이 다른 부스에 비해 높았지만 괜찮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언제든 코로나 19 확진자를 대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는 의료진들이 정말 많았다. 비록 1일 체험이었지만 그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인제대 학생, 교직원들에게 부탁드린다. 모임을 금지할 순 없겠지만 방역지침은 꼭 지켜주길 바란다. 일부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활수칙을 어기는 동안 지금도 보건소와 병원 의료진들은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사투 중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끝으로 감염병관리팀 김동숙 팀장님과 보건소 소장님, 인터뷰에 응해주신 의료진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