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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사설
  • 입력 2020.11.29 10:48
  • 수정 2021.03.12 11:14

(사설) ‘코로나19 극복 인제사랑기금’ 논란

‘코로나19 극복 위한 인제사랑기금’(이하 ‘인제사랑기금’) 모금 캠페인 선언식이 지난 19일 개최되었다(홈페이지 ‘투데이 인제’ 참고). 

선언식에서 총장 3,000만원을 시작으로 교학・의약・대외 부총장 및 대학원장이 각각 1,000만원씩 기부를 약정하는 등 당일 선언식에서만 기부금 1억 4,7000만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학과(부) 발전과 교육환경 개선, 학생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같은 날 교직원들에게는 ‘인제사랑기금’ 모금 동참을 호소하는 전자메일이 전달되었다. 미담으로 기록될 뻔한 이날의 선언식과 동참 호소는 교수평의회와 노동조합, 교수노조의 연이은 반대 성명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교수평의회는 다음 날 전체 교직원에게 발송된 논평 ‘누구를 위한 발전기금인가?’를 통해, “예산 편성 및 집행상의 중대한 잘못”으로 초래된 재정 위기를 ‘가족사랑’의 미명을 내건 모금 강행을 통해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대학자치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통해 집단 지성으로 내년 예산안을 마련하자고 요구하였다. 노동조합은 22일 ‘코로나 극복? 인제사랑기금모금 동참을 요구하며 날아온 메일!’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백중앙의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와 차별 대우를 지적하며 세금을 납부하듯 기금 약정을 요구 하는 대신, 구체적인 계획과 비전을 알리고 “능력 있고 경험 많은 분들을 한곳으로 모아 학교의 발전을 도모”하자고 제안하였다. 교수노조 역시 23일 발송된 성명서 ‘구성원 부채감 조성으로 책임회피 하지 말고 참여 예산제 실시하라!’를 통해, 세금을 납부하듯 ‘강제적인 기부금 모금’을 하지 말고 “구성원들과 기관들이 스스로 필요 예산을 편성하도록 자율성”을 주는 참여 예산제 실시를 요구했다.

기부금은 구성원들의 애교심과 사회의 신뢰를 반영하는 지표이자 대학에 대한 세평의 중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기부금 현황은 참담하다. 대학알리미가 제공하는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7년 3억 9천만원, 2018년 2억 3천만원, 2019년 1억 9천만원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이다. 2018년 기준 기부금 평균이 177억원에 이르는 상위 16개 대학은 우리의 비교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19억 5천만원의 기부금으로 전국 43위, 부산권 3위를 기록한 때가 불과 6년 전이다.  

‘인제사랑기금’은 왜 시작부터 반대를 넘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자발적인 캠페인은 어찌하여 ‘강제’로 재해석 되고 있는가? 재정의 위기를 넘어 신뢰와 소통의 부재야말로 우리 대학의 진정한 위기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