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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지현 기자
  • 기획
  • 입력 2020.11.08 08:55

시각장애인의 눈, 우리는 안내견입니다

훈련기간만 2년, 긍정훈련을 통해 양성
안내견 출입거부, 인식개선이 더 시급해

 

양성부터 훈련까지 
길을 걷다 보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걸어가는 안내견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의 두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은 어떻게 자라는 걸까? 우리나라의 안내견 양성기관은 1994년 문을 연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다. 안내견이 되는 기간은 약 2년이 소요된다. 안내견들은 ‘퍼피워킹(Puppy Walking)’ 이라는 기본훈련과 시각장애인들과 함께하는 파트너 교육까지 끝내야만 정식 안내견이 될 수 있다. 퍼피워킹이란 출생 후 7주가 지난 예비 안내견이 자원봉사자의 일반가정에서 기본적인 사회화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 최근 연예인 정재형, 엄정화가 자신의 sns에 퍼피워커 활동을 알리기도 했다. 퍼피워킹 훈련이 끝난 안내견은 종합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에 합격 후 보행 시설이용 훈련까지 8개월가량 받으면 기본훈련은 끝난다. 마지막으로 파트너가 될 시각장애인과 함께 파트너 교육까지 받은 후 8년 간 안내견으로 활동할 수 있고, 이후에는 일반가정에 분양된다. 안내견을 마주쳤을 때는 ∆안내견 쓰다듬지 말기 ∆먹이주기 금지 ∆부르지 말기 ∆신호 알려주기 에티켓을 기억하자. 대부분의 안내견인 리트리버는 주인이 아닌 낯선 사람도 잘 따르기 때문에 활동 집중력을 떨어뜨리면 함께 걷는 시각장애인의 보행에 영향을 준다. 대신 버스정류장이나 횡단보도에서 안내견을 마주했을 때는 정차하는 버스번호를 알려주거나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알려주자.

안내견은 불행하다?
안내견은 동물의 모든 욕구를 죽인 채 오롯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안내견의 가장 큰 자격은 ‘인내’와 ‘집중력’이다. 훈련을 받는 모든 개가 안내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안내견이 될 자질을 가진 개들이 안내견 훈련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야만 안내견이 된다. 실제로 훈련에 성공해 안내견이 되는 비율은 전체 훈련견의 30%다. 또한 안내견은 봉사자를 위해 24시간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안내견 하네스를 착용하는 동안 활동하기 때문에 맡은 안내견의 임무를 수행 후 하네스를 벗으면 일반 가정의 반려동물들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낸다. 하네스를 착용하고 안내견으로 활동하는 시간은 안내견들에게 일종의 놀이시간이다. 안내견은 훈련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다는 근거를 들어 단명한다는 오해도 받는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훈련은 안내견으로 양성되는 리트리버의 엄청난 식욕을 충족해 줄 수 있도록 많은 양의 간식과 과대한 칭찬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훈련 성공에 성취욕을 높인다. 긍정 훈련을 거친 안내견들은 훈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동종견의 평균 수명보다 1년 더 길다는 통계학적 결과도 있다.

안내견에 대한 인식 변화해야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의해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안내견들의 출입을 보장하는 법적 제도도 마련되어 있지만 여전히 안내견은 동물이라는 이유로 공공기관과 식당에서 출입을 거부당하고 택시이용도 할 수 없다.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동물출입을 금지했던 국회에서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예지 국회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안내견 조이의 출입을 허용했다. 국회 출입을 허가받은 조이는 21대 국회 최초 참석한 안내견이 되었다. 그동안 장소 출입에 제한을 받던 안내견들에 대한 인식개선에 상징이 된 것이다. 과거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복지제도가 재정립되고 있는 현시대에서 우리는 인식개선에도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