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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유미의 세포들

"잊지 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너 하나뿐이라는 거"

 

이거, 내 속마음 아냐?


얼핏 보기에는 30대 여성의 일상을 담은 흔한 일상 웹툰처럼 보이지만, 이건 그저 가벼운 웹툰이 아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고 매번 감성이와 부딪히는 이성이, 낙엽을 보며 우수에 젖고 낭만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있는 감성이, 온통 야한 말을 하고 다녀 하는 말의 대부분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는 응큼이, 유미에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세포이자 연애를 할 때 빛을 발하는 사랑 세포, 식탐을 책임지는 거대한 세포 출출이.. 이동건 작가의 어마무시한 상상력 덕분에 매력쟁이 세포 캐릭터는 끝없이 나온다. 우리가 월요병을 겪는 모습, 출근 준비를 하는 모습이 어찌나 똑 닮아있던지. 평범한 일상을 기발하게 표현하는 작가님의 발상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거든”


그런데, 내가 이 웹툰을 가장 애정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웹툰이라 가볍게 느껴질 뿐이지,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작가가 이 웹툰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하나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1순위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 단순하게 보면 유미와 구웅, 유미와 바비 커플이 꽁냥거리는 연애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유미'가 유미답게 성장하는 것, 우리 자신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강렬한 의미를 던져준다.

두려움이 많고 어수룩한 유미가 어엿한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과 연애에 있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질 줄 알고, 용기 낼 줄도 알고, 끝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새 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듯 위로받기도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구웅과 유미' 혹은 '유바비와 유미'가 아니라 단 한 명 '유미'라는 세포들의 단순한 메시지가 참 울린다.

유미의 삶이 곧 내 삶처럼 여겨져서, 독자들도 유미를 힘껏 응원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이런 독자들의 마음은 다 하나같이 똑같나 보다. 자기 일인 양 댓글로 유미를 욕하는 동료가 있으면 절친처럼 대신 욕도 하고, 좋은 일을 앞뒀을 땐 행운을 빌어주기도 한다. 유미도 나도 각자 이야기의 주인공이니까. 어쩌면 그건 유미가 아니라 그 웹툰을 보는 우리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이야기의 주인공도 한 명뿐이니까!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은 인생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