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지현(의예·19), 김우주(의예·19)
  • 칼럼
  • 입력 2019.11.30 06:41
  • 수정 2021.03.12 11:23

(학생칼럼) MSG, 정말 인체에 유해할까요?

‘MSG 사용을 줄입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던 말입니다. 이와 같은 말이 나오는 이유는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MSG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을 비롯한 일반인 177명을 대상으로 MSG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3%는 MSG가 들어간 음식을 거의 매일 먹고 있으며 58.7%는 MSG가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로 62.9%가 언론, 17.1%가 본인의 경험, 14.3%가 주변인들로부터의 영향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MSG의 인식에 관해서는 언론이 여러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과연 MSG는 우리가 듣던 것만큼이나 유해한 물질일까요?

 

MSG란?

MSG는 모노소듐글루타메이트(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로, 글루타메이트에 나트륨이 결합된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물과 닿으면 쉽게 해리되는 성질이 있는데요. 육수에 넣으면 글루타메이트가 나트륨과 떨어지면서 다른 식재료에 달라붙어 감칠맛을 냅니다.

MSG는 생명체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의 전구물질(前驅物質)로 모든 식품에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특히 글루타민이 많은 식품으로는 밀이 있는데요. 단백질 중 43.7%를 차지합니다. 소금은 맛을 내는 역치(閾値)1)가 0.2%임에 비해, MSG는 0.014~0.03%로 소량으로도 맛을 냅니다.

글루타메이트는 아미노산의 일종입니다. CJ제일제당에서 MSG를 연구하는 김부원 과장(바이오마케팅팀)은 “20종의 아미노산 중 10종은 체내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비필수 아미노산”이라며 “그중 하나가 바로 글루타메이트”라고 소개했습니다.

글루타메이트는 인체에서 하루 평균 60g이 저절로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MSG는 평균 3g인데요. MSG의 약 30%가 나트륨이므로 산술적으로 보면 매일 글루타메이트 2.1g씩 MSG를 통해 추가로 섭취하는 셈입니다.

MSG를 만드는 공정을 보면 유해성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식품업계는 MSG를 ‘사탕수수’로 만듭니다. 한재춘 대상 중앙연구소 바이오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나온 대사산물에 나트륨을 붙이면 MSG가 완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마, 멸치 등을 우려내도 감칠맛을 낼 수 있지만 같은 감칠맛을 내기 위해 훨씬 많은 원물이 들어가므로 단가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대상, CJ 등 MSG를 만드는 국내외 다수 식품업계는 인도네시아에서 사탕수수를 구해 발효하고 있습니다.

사탕수수로 MSG를 만들기 위해 우선 사탕수수를 으깨어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corynebacterium glutamicum)이라는 미생물 균주를 넣고 발효시킵니다. 이 미생물 균주는 사탕수수의 당을 먹고 자라며 대사산물을 배설하는데요. 이때 나오는 배설물이 바로 글루타메이트(glutamate)입니다. 여기에 나트륨을 붙여주면 붙는 성질이 강한 글루타메이트와 결합하여 ‘L-글루탐산나트륨’, 즉 MSG가 만들어집니다. 나트륨뿐만 아니라 칼슘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비용이 더 저렴하고 용해도가 낮은 나트륨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논란의 MSG… 유해한가, 무해한가?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지는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JECFA(국제식량농업기구)가 MSG의 일일섭취허용량을 별도로 정하지 않은 것 뿐 만아니라 대부분의 식품의학기구에서 이를 납득한 것 등을 미루어보아 MSG는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SG의 독성 수치를 연구한 결과, LD50(반수 치사량) 실험용 집쥐 기준으로 15800~17700mg/kg이며 소금이 3~4000mg/kg인 것으로 보아 MSG는 독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함을 알 수 있습니다.

FDA에서의 실험을 보면 3g이상의 MSG를 식품 없이 한 번에 섭취한 경우에 한 해 예민한 사람은 홍조나 복통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식품과 함께 섭취할 경우 오히려 완화되었습니다. 보통 식품에는 0.5g미만의 MSG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증상이 미미합니다.

또한 신생아, 아동 및 태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들은 성인과 동일한 수준의 글루타민산 대사 능력을 보였으며 신생아가 먹는 모유에도 굉장히 높은 함량의 MSG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처럼 MSG의 무해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무조건적으로 MSG를 유해한 물질로 몰고 가는 경우 등에 의해 사람들의 인식이 정확하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MSG를 남용하는 것은 질 좋은 다른 식재료의 사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정량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화여대 오상석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MSG를 섞어 간을 맞추면 MSG와 나트륨 섭취량을 30%까지 줄일 수 있기에 적절한 MSG사용은 현대인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2)

 

MSG에 대한 유해한 인식이 굳어진 이유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1864~1936)

MSG의 탄생은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 도쿄대 물리화학과 교수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다시마를 통해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글루탐산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후 이케다 박사는 다시마로부터 MSG성분을 추출하고, ‘맛의 본질’이라는 뜻의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회사를 세운 뒤 MSG를 생산했습니다. 1909년 판매를 시작한 MSG는 이후 당밀을 원료로 사용하면서 대량생산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1968년 미국 보스턴에서 로버트 곽이라는 중국계 의사가 ‘중국 음식점 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 CRS)’을 제기하자 MSG는 유해성 논란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중국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은 뒤 몸에서 이상증상을 느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주장으로 인해 중식당에서 주로 사용하는 MSG는 유해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포함된 논란인 것입니다.

 

▲아지노모토에서 만든 MSG

이러한 유해성 논란에 발맞추어 MSG의 유해성을 입증하고자 하는 여러 실험들이 등장했습니다. 워싱턴대 오르니 박사는 어린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체중 1㎏당 2g의 MSG를 피하 주사해 뇌의 시상하부에 상해를 입는 현상과 시신경 장애를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실험 방법상의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1㎏당 4g을 체중 60㎏인 성인으로 환산하면 240g에 해당하는 양인데, 이는 사람의 하루 평균 MSG 섭취량 2g의 120배에 달합니다. 소금이나 비타민 등 다른 식품이라도 이정도의 과량을 섭취했을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섭취가 아니라 피하주사를 한 방식도 문제입니다. 같은 양을 사료와 같이 경구 투여하면 훨씬 과량에서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과량의 MSG를 주사하였을 때 쥐 같은 설치류에게는 독성이 나타나지만, 사람이나 원숭이 같은 영장류에게는 신경독성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일제강점기 아지노모토로 처음 MSG를 접한 한국인들이 해방 이후 찾게 된 것이 ‘미원’입니다. 미원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경쟁사인 제일제당에서 ‘다시다’를 내놓았는데요. ‘다시다’는 당시의 자연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따라 MSG에 소고기, 멸치, 마늘, 양파 등의 각종 식재료를 더해 ‘고급 천연 조미료’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비싼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이는 곧 미원 등의 MSG를 몸에 나쁜 화학조미료로 인식시키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MSG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더욱 커진 것은 럭키가 ‘맛그린’을 내놓으면서 부터입니다. ‘맛그린’의 제조사 럭키는 “맛그린은 뇌 세포를 손상할 우려가 있고, 고온에서 발암물질로 바뀌며 천식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화학조미료인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광고했습니다. ‘MSG는 화학조미료이므로 유해하다’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 것입니다.

하지만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일일 섭취허용량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MSG의 무해성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설립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 미국식품의약청(FDA), 유럽연합 식품과학위원회를 포함한 많은 기관에서의 연구와 발표를 통해서도 입증되었습니다.

 

김해캠퍼스 늘빛관 다인(多仁) 식당 
신라영 영양사 인터뷰

실제로 식당에서는 MSG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 대학 김해캠퍼스 다인(多仁)식당 신라영 영양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요즘 많은 식당에서 MSG를 지양한다는 문구의 잦은 사용을 볼 수 있는데요, 영양사 선생님께서는 MSG에 대해 긍정적이신가요, 부정적이신가요? 또는 다른 의견이 있으신가요?

약간 부정적인 편이에요. 늘빛관 식당에서도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적어두고 있습니다. 제가 20년 전에 영양학을 배울 때만 해도 MSG는 몸에 해롭다고 배웠고 학교 급식법에도 화학첨가물인 MSG가 몸에 해롭다고 명시되어있었거든요. 급식 점검의 기준이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근래에 FDA와 식약청의 발표를 보면 MSG가 유해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MSG는 향미증진제이므로 질이 떨어지는 식재료들의 맛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어 좋은 식재료의 사용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측면도 있어요.

 

실제 MSG가 학교 식단에 들어가고 있지 않은가요? 들어가지 않는다면 MSG의 맛을 대체하는 재료는 무엇인가요?

다인에서는 MSG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 년 구매 내역을 보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다시마, 건새우, 건멸치, 버섯, 북어포 등을 이용해서 맛을 냅니다. ‘볶음밥 굴소스’ 등의 사용으로 100% 안 들어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추가적인 미원, 다시다 등의 MSG는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는 MSG가 들어가기 때문에 가공식품을 이용한 식품을 조리할 때에는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설렁탕을 끓일 때, 다른 식당에서는 진액이나 저렴한 중국산 화학첨가물 등을 사용해서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늘빛관 다인 학생식당에서는 전날부터 뼈를 고아서 제공하고 있답니다. 여러 가지 연구 자료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MSG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꼭 최선인지는 아직까지도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최대한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고 그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다인(多仁)  식당에는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저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식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중립적인 입장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에게 좋은 식재료로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데에 있어서 MSG가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MSG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 학생들 너무 순진하고 착해요. 특히 자취하고 타지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워낙 외식도 많이 하고 집밥도 잘 먹지 못하고 하는데, 밖에서 먹는 음식은 이윤을 남겨야 해서 좋은 식재료를 먹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늘빛관 식당이나 인덕재 직영식당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좋은 식재료로 좋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학교급식을 믿고 많이 이용해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대학 다인 식당에는 MSG를 사용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편의점 음식에 MSG가 포함되어 있으며 외식 문화를 즐기게 될 경우 MSG의 섭취가 불가피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MSG가 유해하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섭취하는 것보다는 앞서 알려드린 정보로 MSG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바랍니다. MSG는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식품에 들어가고 있으니, 적당히 섭취할 경우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br>
▲왼쪽부터 김지현(의예·19), 김우주(의예·19)

 

각주

1) 역치(閾値) : 일반적으로 반응이나 기타의 현상을 일으키게 하기 위하여 계(系)에 가하는 물리량의 최소치. 보통 에너지로 나타낸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2) 성동은, 박재영, 한지석, 박유영, 조미숙, 오상석, 「채소죽과 콩나물국의 천일염과 MSG 사용에 따른 나트륨 함량 변화 Effect of Combined Use of Sun-dried Salt and Monosodium Glutamate on Sodium Concentration in Vegetable Rice Porridge and Bean-sprout Soup」,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32권 1호, 2017, p.5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