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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사설
  • 입력 2019.06.24 17:52
  • 수정 2021.03.12 11:29

[사설] 삼방동 도시 재생사업과 우리 대학

국 보스턴의 케임브릿지는 세계적인 대학을 품은 도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하버드 대학교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가 있다. 찰스강 위로 놓인 노스 하버드 스트리트를 건너면 ‘하버드’에 진입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아직 하버드 대학교에 다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도착했다 느낀다. 마을 전체가 캠퍼스 같은, ‘캠퍼스타운’형 도시다.  

지역 상권은 일류 대학을 품은 도시에 걸맞게 조성됐다. 출판 및 인쇄업이 발달했다는 의미는 지역사회가 지식산업 위주로 성장했다는 말이다. 서점이 즐비하며 과거 학생들이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설립한 협동조합서점 하버드쿱은 어느덧 지역의 고유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우수한 대학은 지역살림에도 톡톡한 역할을 한다. 도시도 대학과 상생하며 조화롭게 상권을 형성한다.   

어느 대학가가 그렇겠지만 대학 주위로 상권이 형성된다. 우리 대학 주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 대학의 상권은 대학과 큰 연관을 짓지 못하고 ‘각자도생’할 뿐이었다. 지역은 그저 하교하는 학생을 술과 커피로 품을 뿐, 그 이상의 문화적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을이 아닌 쇠퇴하고 낙후된 도시다.  

그런데 우리 대학가가 뜻밖의 기회를 얻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게 됐다.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된 것이다. ‘3-방(주민, 청년, 대학)어울림 캠퍼스타운’이라는 슬로건은 우리 대학과 삼방동을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시켜 케임브릿지처럼 ‘캠퍼스타운’형 도시로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낸다.

문화적으로 고립된 우리 대학에 한 줄기 단비 같은 소식이다. 유흥 거리 외에도 창업 시설과 청년들을 위한 각종 문화공간이 들어온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매력적이다. 이로 기대되는 점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다. 대학 구성원이 자기 대학을 사랑하게 되고 지역에 남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한편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총 3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주도적 참여가 없다면 ‘캠퍼스타운’형 도시라는 말은 무색해진다. 또한 방학 동안 텅 빈 대학가를 채우는 일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대학특화형 사업인 만큼 대학 구성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절실하다.

활기찬 ‘캠퍼스타운’을 만들기 위해 김해시와 대학은 대대적으로 사업을 홍보해야한다. 가장 좋은 홍보는 수혜자가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공청회를 비롯한 사업관련 각종 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주기적으로 열고 대학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캠퍼스타운’으로의 변신은 우리 대학 운영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또한 지역과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노릴 수도 있겠다. 이번 사업에 대학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살아남는 대학을 넘어 살아 숨 쉬는 대학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