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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사설
  • 입력 2019.06.24 17:51
  • 수정 2021.03.12 11:30

[사설]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

상해(上海) 노만구(盧灣區) 마당로(馬當路) 306농 4호는 버스를 타고 온 한국 단체 관람객들로 늘 북적인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보기 위해서다. 정부가 1990년대에 임시정부 청사가 있던 건물을 사들여 새로 단장했다지만, 청사 주변으로는 여전히 주렁주렁 속옷 빨래를 내건 초라한 전통 가옥들이 밀집해있다. 청사 주변을 지나는 상해 시민들은 대단한 볼거리라고는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좁디좁은 골목길을 가득 채우고 입장을 기다리는 한국 관광객들을 신기하다는 듯 구경한다. 

3·1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11일, 의장 이동녕과 국무총리 이승만, 내무총장 안창호, 외무총장 김규식, 법무총장 이시영, 군무총장 이동휘 등을 중심으로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프랑스 조계지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26년 현재 건물의 한 켠에 세를 들고, 1932년 항주로 옮기기 전까지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였다. 이토록 초라한 건물의 방 몇 칸이 대한민국이 첫걸음을 내딛었던 터전이었다는 상념에 젖은 관람객들은 절로 숙연해진다.

오는 4월 11일(목)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이다. 대한민국의 건국 기점을 둘러싼 여러 쟁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은 곧 대한민국 100주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우리의 헌법 전문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1874~1965)은 멀리 뒤돌아보면 멀리 앞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안고 있는 국내외 여러 현안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지혜와 용기를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일에서부터 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