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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입력 2018.11.27 15:50

후보자는 누구와 협상하고 소통하려는가?

지난 22일 공개발표회를 끝으로 6개월을 끌었던 총장후보 선출 과정이 종료되었다. 12월 4일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알 수 없으나, 발표회장 분위기는 새 총장을 뽑는 기대보다 대학의 ‘생존’에 대한 불안이 지배하는 자리 같았다. 5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 객석이 비어 썩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수 없었는데도 전날 부산 발표회보다는 청중이 훨씬 많았다니 이러한 반응은 가볍게 여길 바가 아니다. 세 후보 모두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한 김해 캠퍼스출신 교수인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시나브로 총장 공백 상태에 익숙해져 버렸거나, 이사회 주도로 프로세스가 진행되며 흥미를 잃었거나, 후보자들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아도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빈 객석은 현장에 없는 이사회가 채우고 있었다. 이사회의 영향력은 지난 총추위안을 부결시키며 현총추위 활동에 앞서 천거위원회에서 1차로 후보를 가려냈을 때부터 배가돼 있었다. 이 점은 대학과 법인·이사회와의 관계 설정에 답하는 후보자들의 태도에서도 드러났다. 법인에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고 할 뿐, 당당히 ‘협상’하고 ‘요구’하겠다는 이는 없었다. 의대가 우세한 본교의 기형적인 구조와 2주기 대학평가 결과로 위축돼 있는 학내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총장은 당연히 법인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사안이 발생하면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또한 인제학원의 핵심축으로서 김해 캠퍼스를 대변해 법인에 할 말은 하겠다는 ‘기백’이 있어야 할 것이다. 후보자들이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향후 법인이 ‘돈 안 되는’ 대학을 경시하고 무력감을 줄 지 모른다는 구성원들의 우려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후보자들은 3주기 평가를 대비해 TF팀을 만들고, 직원 인사 문제 해결, 학생 의견 반영, 교양대학 설립, 2~3% 수준 임금 인상 등을 약속했다. 임금 인상을 제외하고는 관련 부서에서 장기간 회의체를 만들어 운영해야 하는 지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어떤 경로로 얼마나 관계자들을 만나 플랜을 세웠는지 묻고 싶다. 최종 후보자들은 한 두 기관, 부서의 의견만 듣지 말고 남은 기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기를 바란다. 이견을 조절하고 토론을 거쳐 이해와 협조를 끌어낼 첫 번째 상대는 상충되는 견해를 가진 학내 구성원이다. 한 후보자의 지적대로 2주기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교양교육개편이 현재 중요한 주체가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다면 시작부터 의사소통의 부재가 아닌가. 정규직과 계약직의 요구가 같지 않고, 기초학문분야와 응용학문분야 단대의 처지가 다르다. 만나서 듣고 토론하는 수밖에 없다. 상대를 분별해 ‘소통’하고 ‘협상’하겠다는 후보자의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