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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부문-가작] 인제인의 대학일기
박혜원(의예.18) | 승인 2018.10.28 14:26

작품설명 *종이 지면에서 작품 확인 가능

You Raise Me Up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공식적인 일과가 끝난 후,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기숙사로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한시라도 빨리 아늑한 방에 들어가 짐을 풀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런 저희를 방해하는 것은 바로 가파른 고갯길, 일명 ‘헐떡 고개’입니다. 고개를 오르면 저도 모르게 헐떡이게 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이런 험난한 고개 앞에서 주저하는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인덕재의 저녁 식사입니다. 인덕재에서 먹는 아침, 저녁 식사를 줄여서 ‘덕밥’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인제대학교 생활관 홈페이지에서 이 주의 식단을 확인하며 좋아하는 음식이 잔뜩 나온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힘을 얻곤 합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인덕재에서 생활하는 친구들과 다 함께 올라와 5시 정각에 식당이 열리자마자 바로 들어가서 먹는 따뜻한 저녁 식사는 이전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만병통치약과도 같습니다. 오늘도 맛있는 덕밥을 먹고 각종 과제와 시험공부를 할 기운을 얻게 되어 기쁩니다. 이 만화를 통해 덕밥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감정을 공유하고, 인덕재 식당 아주머니들께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공강에 대처하는 인제인의 해결책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수업 시간표를 바라보며 수업과 수업 사이에 빈 시간이 너무 많은 날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거나 산책을 하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이지만, 과제는 차곡차곡 쌓여있고, 그 와중에 매주 쪽지시험을 대비해 공부해야 한다는 현실이 제 발목을 붙잡곤 합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제가 찾아낸 해답은 바로 교내 도서관인 ‘백인제 기념도서관’이었습니다. 이곳은 도서관은 고요하고 지루하며 딱딱한 곳이라는 편견을 깨게 된 곳이기도 합니다. 다른 층들도 좋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층은 6층입니다. 넓은 공간은 제 마음을 탁 트이게 해주고,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은 잠을 쫓아내 주며,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는 친구들과의 의견 교환과 협업을 가능하게 해주어 일의 효율을 더욱 높여줍니다. 조별 과제를 준비할 때는 스터디룸을 빌려 사용하는데, 화이트보드와 TV 등 각종 시설이 정말 잘 갖춰져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발표 자료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인제인이 있다면, 교내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어 이 만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도서관 행사와 사이 연주회도 공강(空講) 때 즐길 수 있는 좋은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일요일의 무한 루프(infinite loop)

대학생으로서 반년이라는 짧은 경력을 가진 저는, 아직 고등학교에서의 생활 습관이 남아 있는 탓인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미리 계획하고 그에 최대한 맞추어 하루의 목표치를 달성하여 제 기준에서의 보람찬 하루를 보내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자유롭게 행동하되 자기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대학생의 삶’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계획을 세우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그 이후 실천하는 데 있어서 느슨해져 가는 제 자신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번 주말도 어김없이 빡빡한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세상에는 어찌나 재밌는 것들이 그리도 많은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인터넷에 빠져 놀다가 결국 저녁에 급하게 공부하기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져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다시 후회하며, 앞으로 할 일은 미리 조금씩 해서 덜 힘들게 살아보자 다짐하지만, 다가오는 이번 주말도 그렇게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는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니리라 확신합니다. 학과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겪어봤을 딜레마를 만화로 표현해 독자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수상자 소감

어릴 적 제 꿈은 의사 만화가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림을 그리는 게 즐거워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며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쯤, 단순히 좋아하는 일 두 가지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림을 잘 그린다는 저의 장점을 이용해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방법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4차산업 혁명으로 인한 인공지능이 의사의 자리를 위협한다고들 하는 요즈음, 의사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단연'공감 능력'일 것입니다. 한국에선 웹툰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각종SNS에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만화로 표현한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대중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쉽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으로'만화'를 활용하는 방안을 떠올렸습니다. 만화는 환자, 더 나아가 국민과 소통하는 새로운 연결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의 바람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 바로 인제문화상에 작품을 출품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작품에서는 환자와 의사 간의 소통이라는 거창한 의도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제 꿈이 실현될 가능성과 능력의 잠재성을 가늠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일상만화를 그린 이유는, 인제대학교 대학생으로 생활하며 일상 속에서 느낀 점과 알게 된 것들을 다른 학생들과도 함께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갓 들어온 인제대학교 의예과1학년으로서 한 학기 동안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 제가 바라본 학교의 좋은 점들과 평소 느꼈던 감정은, 저와 같은 신입생들은 물론, 오랫동안 학교에 다니신 선배님들 또한 경험하셨던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독자분들께서 제 만화에 공감하고 저와 독자분들이 함께 똑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소한 기쁨과 재미, 그리고 동질감을 통해 저희 모두는 인제인으로서 이어져 있음을 느끼실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학과 특성상 타과 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적은 저에게 만화는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 뻗어 나가는 소통의 통로이자 이야기의 장으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당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김석래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네 개의 패널 구성을 통해 완결성 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4컷 만화(네칸만화)는 기본적으로 기승전결의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다고는 하나, 서사구조의 형식적인 면보다는 연역, 대조, 나열과 같은 다양한 수사적 표현을 통하여, 이야기의 후반부에 단순한 논리적 결론을 뛰어넘는 반전적 요소를 담음으로써, 보는 이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콘텐츠로서 4컷 만화가 지닌 가치라 할 수 있다.
이처럼, 4컷 만화가 지닌 콘텐츠의 가치적 관점에서 보면, 금번의 인제문화상 4컷 만화 부문의 지원작들 중, 반전을 통하여 돋보이는 풍자나 해학적 요소를 보여주는 작품이 없었다는 점, 이로 인하여 당선작을 선정치 못하고 가작만을 선정하게 된 점은 심사자로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음을 밝힌다.
가작으로 심사가 이루어진 박혜원 학생의 작품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을 더하면, 해당 작품이 뛰어난 반전적 요소를 바탕으로 풍자나 유머를 담고 있지는 않으나,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생활의 많은 부분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기숙사와 도서관,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학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본인이 느낀 소소한 일상의 기쁨과 아쉬움들을 4컷에 담아 표현함으로써, 우리 학생들의 일상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심사자에게 제공하였다는 점이, 해당 작품에 긍정적 평가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글과 그림의 조합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복합적 미디어인 만화라는 장르는, 글, 도는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와 비교하여, 글과 그림이 상호 보완함으로써 보는 이에게 보다 명확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매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의 인제문화상에서는 우리 인제대 학생들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 외 우리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녹아든 보다 많은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학교의 보다 많은 구성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박혜원(의예.18)  ijnews@inj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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