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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입력 2018.10.22 19:02

교양교육, 소 잃었으니 외양간은 잘 고쳐야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교양교육 영역 점수가 낮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교양교육과정 개편 논의가 활발하다. 교양영역을 담당하는 교양학부와 교양교육원이 각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교양학부 소속 교수들이 운영하는 연구소에서는 세미나를 열어 교수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양교육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이달 셋째 주에는 교양교육원에서 외부 교수들을 초청해 포럼을 개최한다. 모두 교양영역에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단 인식은 공유하고 있어 그 개편 방향이 주목된다.
교양영역에 문제 많았던 건 사실이다. 내용이 부실한 과목도 많고 일부 예체능 수업은 그늘에 앉아만 있다 가도 출석과 학점 인정해주기도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소위 ‘꿀강의’로 불리며 학점을 거저 얻어가는 교양수업들이 있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학생들이 수강신청 때마다 “들을 수업이 없다”고 할 만큼 과목 수도 부족하다. 이를 OCU 등의 사이버강좌가 메우고 있는 구조인데, 시험마다 학생 여러 명이 단체 카톡방에서 정답을 공유하는 등 관리가 안 되고 있음에도 한 학기에 6학점까지 허용하고 있다. 결국 일부 부실한 교양수업들은 학생들의 ‘학점 인플레이션’만 부추긴 꼴이었다. 행정적 문제도 분명하다. 과거 기초대학을 학부 단위로 조정하면서 교양학부와 교양교육원으로 이원화된 운영체계를 갖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교양교육 총괄 기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렇게 운영되는 교양영역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 리 만무하다.
개편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순히 ‘평가’만을 위한 개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내 리더십 부재에, 3주기 평가까지 남은 기간도 길다고 할 수 없어 혼란과 조급함이 뒤섞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제로베이스’에서 논의를 시작해 괜찮은 교양교육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교양영역 개편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한편으로 이번 평가는 교양영역에서 오랜 기간 쌓여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기회다. 이미 소를 잃은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 외양간이라도 잘 고쳐야 한다.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