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동욱, 조해인 기자
  • 입력 2018.10.22 18:38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간접 흡연문제

어린이집 피해 개의지 않아
지정되지 않은 곳, 암묵적인 흡연구역 사용
"흡연구역 이외 금연구역이라는 인식 필요해"

▲A동과 E동 금연구역에서 학생들이 공공연히 담배를 피우고 있다.

지난 5월 본교 신문에 캠퍼스 내 흡연 문제를 다뤘지만 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흡연구역 외 흡연문제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4항에 따르면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교사는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즉, 캠퍼스 내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의 흡연은 모두 불법이다. 본교는 캠퍼스 내 흡연권과 혐연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금연 및 금주 캠퍼스 추진 위원회’를 구성해 교내에서 주로 흡연이 이루어지는 28곳을 파악하였고 이 중 교내 14곳에 흡연 구역을 설치했다. 지정된 흡연구역에는 간접흡연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분리하기 위한 가림막이 설치되어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의 흡연으로 인해 간접흡연의 피해를 겪고 있는 곳이 많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하연관(A동), 장영실관(E동), 탐진관(D동)에서의 피해사례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A동의 흡연구역은 5층 옥상에 마련돼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 구역을 지키지 않고 있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A동의 인제 어린이집 교사는 “유치원 뒤편 공터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전에는 창문을 열고 학생들에게 소리 지를 정도로 심했지만 요즘엔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거기서 흡연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불편을 전했다. A동의 한 학과 사무실 조교는 “유치원 뒤편 공터가 암묵적인 흡연구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계속해서 A동 학과들에 공지를 올리고 폐쇄한다고 까지 말을 했는데 안 지켜지고 있다”며 “하루는 아침에 공지를 올리자마자 공터가 뿌예 나가봤더니 학생 10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내려가서 끄라고 했는데 한 학생이 본인은 전자담배인데도 꺼야 하나며 반말로 소리 질러 말다툼도 있었다” 며 심각성을 강조하며 인식개선도 함께 호소했다. 또한 바이오식품과학부 실험실 연구원 한 분은 “다솜 식당 뒤편 주차장에서 A동 3층 연구실로 이어지는 길도 금연구역인데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많다. 우리 연구실 바로 아래라 담배연기가 올라와 퍼져 실험하는데 지장을 준다. 학부에 공지도 하고 했지만 여전하다”고 피해사례를 전했다.
E동에서도 피해가 심각하다. 학생들이 2층 휴게실을 지나는 공터에서 담배를 피워 강의실로 연기가 그대로 올라가 비흡연자들은 간접흡연 피해를 입고 있다.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학생(컴퓨터시물레이션·14)은 “1학년 때부터 선배들과 여기서 당연하게 담배를 피워 와 금연구역인지 몰랐다”며 “흡연 문제에 대한 학과 공지가 없어 몰랐다”고 말했다. 이는 이곳이 지정되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암묵적으로 흡연구역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D동도 지정되지 않는 곳에서의 흡연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D동 앞마당은 흡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다. D동은 북면 출입구와 남측 벤치에 흡연구역을 마련해놨다. 그렇기에 흡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은 금연구역 표지판을 세워 흡연학생들의 흡연행위에 대해 경고했지만, 이 사실을 무시하고 학생들은 앞마당에서 흡연을 계속해왔다. 이에 박수원(국제경상·18) 학우는 “D동 수업을 갈 때마다 흡연자들 때문에 간접흡연을 하는 게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흡연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는 곳에서의 흡연을 방치하면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D동에서 흡연으로 인한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1학기 중간고사 기간에 한 학생이 D동 앞마당에서 담배를 피운 후 담배꽁초의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버렸다. 이 후 불이 꺼지지 않은 담뱃재가 다른 쓰레기와 불이 붙어 큰 화재로 이어졌다. 이를 당시 배달원이 불붙은 쓰레기통을 발견하고 신고해 더 큰 사고를 막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해결해보기 위해 사회봉사단은 매주 환경정화를 실시하고 금연캠페인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사회봉사단 이성운 단장은 “매주 환경정화를 한다. 한번 실시할 때마다 20~30명 정도 참여하는데, 20여 명의 봉지가 모두 절반 이상 채워질 정도로 금연구역에서의 담배꽁초가 많이 발견된다.”며 “금연캠페인은 동아리 박람회나 학교 행사가 있을 때 하는데 주로 흡연구역의 위치나 흡연 에티켓 등을 알려준다. 캠페인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영화 티켓 등 상품을 주며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정구역 내 흡연문제
지정구역에서의 흡연이 담배연기가 가림막을 넘어가 주변을 지나다니는 비흡연자들에게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장영실관(E동) 건물 밑 돌계단 옆에 있는 흡연구역을 들 수가 있다. 특히 E동 앞은 통학버스가 정차해 학생들이 버스에서 하차하는 위치이며, 건물들 사이에 있어 많은 학생들의 통학로가 되기 때문에 더 큰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비흡연자인 학생은 “통학을 해서 셔틀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흡연구역 앞에 정차하여 담배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한편, 그곳에서 흡연하고 있던 남영재(국제어문·18) 학우는 문제에 대해 “흡연구역이 설치되어 있지만 간이로 벽만 세워져 있어 문제인 거 같다”며 “공공시설처럼 흡연부스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본교 총무과 최문기 씨는 이런 상황에 대해 “현재 설치된 가림막이 최선책이므로, 흡연부스는 예산 문제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교내 인식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캠퍼스 내 흡연부스를 설치하면 설치비용으로 약 2~3000만 원, 유지비로는 약 500만 원이 추가된다. 따라서 모든 흡연구역을 흡연부스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외대는 16년에 캠퍼스 내 흡연 부스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캠퍼스 넓이에 비해 매우 부족한 숫자여서 여전히 흡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부산대 공과대학은 지난 4월부터 약 한 달간 흡연부스를 시범운행 중이지만 흡연자 위주로 예산이 집행됐다는 지적이 있다. 본교는 김해시보건소 건강증진과에 단속을 요청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나 올해는 강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