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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 조고(趙高)와 갑질
최웅환 통일학과 대학원생 | 승인 2018.09.07 17:22

조고(趙高)는 통일제국 진(秦, BC 221~206) 나라의 환관이다. 시황제(始皇帝)의 환관 책임자였던 그는 시황제가 죽자 똑똑했던 큰 아들 부소(扶蘇)를 계략으로 변방으로 유배를 보내고 자살하게 했다. 그 뒤 시황제의 유서인 조서를 조작하여 막내아들 호해(胡亥)를 제위에 잇게 하여 권력을 훔쳐 악행을 자행했다. 그러나 반란군들이 쳐들어오자 허수아비 황제 호해(胡亥)을 처형하고, 호해의 아들 자영(子嬰)을 제위에 앉혀 또다시 권력을 침탈하다 끝내 살해된다.
또한 이 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를 만들게 했다. 진나라의 승상이었던 이사(李斯)를 반역죄로 죽이고 자신이 승상의 자리에 오른다.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사슴 한 마리를 두고 말(馬)이라 한다. 그러자 사슴이라고 한 관리와 조고의 힘이 두려워 말(馬)이라고 대답한 관리로 나뉜다. 사슴이라고 옳은 대답을 한 관리들은 모조리 죽이고, 자신이 사슴을 보고 말(馬)이라는 거짓말에 동조한 관리들은 살아남게 되었다. 이로 인해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나게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 사슴을 말(馬)이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지금 시대의 표현으로 온갖 갑질을 행하였던 자다.
갑질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 간의 우위에 있는 사람의 행위로 쌍방을 의미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갑’의 행동에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인 신조어이다.
갑을(甲乙)은 법률적 의미의 용어로 우열이나 상하 종속의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마치 ‘갑’의 지위가 주종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의미로 잘못 인식하고 ‘을‘에게 횡포를 자행한다. 그 횡포는 직장 또는 학교 내에서 지위를 이용해서 압력을 행사하거나 성폭력, 성추행, 금품 관계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문화는 추악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부정하고 싶지만 천박한 현실이다.
국가인권위에서 실시한 ‘대학원생 연구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약 30만 명에 달하는 대학원생들에 대한 교수들의 언어적·신체적·성적 폭력 등 부당한 처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인권침해 상황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나 해결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인권침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2016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의 인권실태 조사에서 ‘신체의 안전 및 인격권’ 조사 문항에서 “행사동원이나 집합의 강요(38.2%), 폭언 및 욕설(33.8%), 원치 않은 음주(22.1%), 집단 따돌림과 배제(14.6%)”등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성희롱/성폭력’과 관련해서도 2.6%가 ‘강제적 성추행, 강간 또는 강간미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일례로 환관 조고(趙高)의 예를 들었지만 갑질 문화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도 더욱 조악한 형태로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월등히 나아진 지금까지 횡횡히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벌하고 근절하지 못한 우리 자신의 잘못인지도 모른다.
직장, 학교, 단체 내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이런 갑질 문화의 틀 속에서 가해자는 메시아적 존재로 군림한다. 또한 피해자는 틀 안의 세상이 모두인양 착각하고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틀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나에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메시아라 착각하게 된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그 메시아는 나를 인도해 줄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 단지 범죄자일 뿐이다.

최웅환 통일학과 대학원생  ijnews@inj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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