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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재현(신문방송·14)
  • 기획/특집
  • 입력 2018.08.13 16:03

<기억에 남는 좋은 수업 에세이 우수상> 메마른 우물에 쏟아진 '소통'이라는 마중물

저는 이번 에세이를 통해 작년 1학기에 함께했던‘옛이야기로 배우는 리더쉽’수업의 강성숙 교수님을 소개하면서 교수님과 함께했던 수업에서의 놀라웠던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강성숙 교수님과의 인연은 2014년‘언어와 표현’강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수업은 1학년 교양 필수 과목으로써 논평문을 작성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인 목차, 인용 등의 사용 방법에 대해 배우고 개요 및 주제문을 직접 작성하여 피드백을 받는 수업이었습니다. 하지만 1학년 교양 필수 과목이다 보니 당시 저를 비롯한 많은 수강생이 수업을 들었고, 이로 인해 모든 학생의 과제를 다 살펴보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그 많은 학생을 그룹별로 묶어 수업시간에 여러 그룹을 돌아다니시며 학생들의 과제 진행 상황이나 과제의 진행 방향, 첨삭 등을 확인해주시면서 꼼꼼히 살펴주셨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교수님께서 첨삭을 해주시면서 ‘모두가 생각하고 있지만, 그 생각을 조리 있게 잘 정리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제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대화나 글을 작성할 때에 정리하지 않은 채 바로 내뱉어버리곤 했기 때문에 타인에게 제 생각을 전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정리하는 법에 대해 의식하게 되고 일종의 수정과 퇴고의 과정을 거쳐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좋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강성숙 교수님과의 첫 강좌 이후, 약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하게 되면서 저는 다시 교수님의 강좌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그 강좌가 바로 제가 이번에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옛이야기로 배우는 리더쉽’강좌이었습니다.

우선 이 수업의 진행 방식에 관해 설명해 드리자면 고전 설화 속 여러 인물의 자기 주도적인 모습이나 희생의 모습, 누군가를 이끌어가는 행동 등 여러 내용을 보면서 전반적인 설화의 내용 이해를 진행합니다. 그 이후, 교수님께서 고전 설화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시면 학생들은 조별 활동을 통해 각자 그 질문에 대한 생각을 다른 조원과 공유하고 질문에 대한 조원 공통의 생각을 정리하여 발표 형태로 다른 조에 발표합니다. 그리고 교수님과 타 조원들은 발표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토의를 하거나 질문사항을 말함으로써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또한, 조별 토의 내용을 바탕으로 나온 결과를 온라인 카페에 게시글로 올려 학생들에게 공

유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그 게시물에 칭찬이나 아쉬운 점과 같은 내용의 댓글을 달아 여러 피드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업과 함께‘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조원이 함께 여행을 기획하고 계획사항을 세우며 실제로 그 계획대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여행 중 자신이 잘 이끌 수 있는 부분을 맡아서 여행의 진행을 돕고, 그 리더쉽을 각자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교수님께서는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시면서 언제나 이 수업에 정답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통 이론을 배우게 되면 정설이 있기 마련이고, 심지어 그 정설을 이해하기도 전에 통째로 암기해버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고착화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수업에서는 정설이란 없었습니다. 본인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그 생각의 이유나 근거에 대해 뒷받침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정답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방식의 수업이 학생들의 열린 사고를 지향하시는 교수님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수님께서 수업시간 중 언제나 발표나 학생의 말에 ‘왜?’와 같은 의문의 말을 학생들에게 자주 던지셨습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말에 반박하거나 단순히 의문을 가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생이 자신의 말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말씀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를 비롯한 학생들은 항상 수업시간에 본인의 주장이나 말에 근거와 이유를 붙이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이 수업 방식은 마치 제 생각이라는 우물 깊숙한 곳의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저에게 붓는 마중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저는 보통 발표의 기회가 자유롭게 주어지더라도 말하기를 꺼렸습니다. 혹여나 내가 했던 말이 틀리게 되거나 교수님의 의도와 맞지 않는다면 말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점점 수업 시간에 의기소침해지며 일방적으로 수업의 내용을 주입 받는 수업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수업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내가 내 생각에 확신이 있고 그 생각에 대한 이유만 잘 말할 수 있다면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수업 이후에 저는 용기를 가지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프로젝트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서도 좀 더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항상 ‘친해지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한 학기 동안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함께,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말 한마디도 안 해본, 흔히 말하는 ‘남’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더구나 여러 학과에서 모여 수업을 듣는 교양 수업의 경우 그런 현상이 더 심하며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학생들은 생각합니다.

저 또한 어떤 일에 나서서 소통하도록 하는 것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속해있던 조의 조원들 또한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난항을 겪기도 했었습니다.

그 정도는 너무 심해 초반에 토의 과제를 진행할 때 어려움이 상당히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낯가림을 극복하고자 저는 먼저 조원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조별 활동도 주도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조원들이 마음을 열지를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도 조별 토론을 진행할 때 함께 참여해 주시면서 토론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서로 조금씩 편하게 대하고 지내면서 확실히 가까워질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교수님이 의도하고자 한 바이자 그 절호의 기회가 바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프로젝트였던 것이었습니다. 저희 조는 이 프로젝트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놀이공원을 여행 장소로 선정하였습니다. 그렇게 여행 계획과 테마를 정하고 세부 사항을 정하면서 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가까워지는 만큼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당일, 제가 맡은 역할을 진행하고 조원들을 인솔하면서 저도 리더쉽이라는 것을 가지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그로 인해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교수님께서는 이 수업을 통해 소위 작은 사회라고 불리는 대학 내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었으면 하셨고, 그 변화를 통해 더 큰 사회에 나아가서도 학생들이 소통 부재의 모습이 아닌 열린 생각과 친화력을 갖추길 바라셨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끝으로 이 수업을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단순히 지식의 일방적인 습득이 아닌, 공유와 소통이 쌍방향으로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끊임없이 진행되는 말 그대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빌어 항상 좋은 수업과 경청해주시는 모습, 그리고 그 외의 모든 수업과 관련된 추억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말했던 놀라웠던 수업의 경험은 여기까지입니다. 앞으로도 이 수업을 통해 많은 학생이 저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보고 타인에게 열린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인 기운을 줄 수 있는 인제대의 학생으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봅니다.

 

<수상소감>

 

우선 제 글을 좋게 봐주신 평가 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글은 애초에 수상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었고, 제 글쓰기 실력 또한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좋은 수업을 위한 에세이’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교수님께 제 못다 한 편지를 전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매 수업마다 항상 교수님은 저를 언제나 깨우쳐 주시고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귀중한 가르침으로 비롯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제 나름대로 편지를 작성해보았으나 어떻게 전달할지 막막했기도 했고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편지를 작성한 한글 파일을 미련하게 지워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 상황을 알게 된 한 선배님께서 이번 공모전에 글을 써보기를 추천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공모전에 글을 제출하는 것을 주저했습니다. 상금이 걸려 있었던 공모전이라 자칫 잘못하면 글이 제 의도와 다르게 비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배님의 말이 계속 며칠간 머릿속을 맴돌아 정말 이번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공모전에서 마음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교수님께 내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 하나만으로 고심을 하면서 글을 작성하고 수정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부족하지만 최대한 정성을 담아 글을 작성했는데 아마 그 정성이 평가 위원님들에게 잘 전해져서 이번에 글이 당선되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수업으로 저를 이끌어어주신 강성숙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