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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사
  • 입력 2018.03.28 18:32

고발의 확산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해진 고발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녹아있던 많은 문제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공론화한다는 것부터 의미가 있는데, 수많은 결과들을 도출하고 있기도 하다. 미투 운동을 통해 그간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권력형 성폭력의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서 고발에 동참했고, 가해자들은 시간이 오래 지났더라도 처벌 받기도 한다. 사회적으로는 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젠더 감수성을 키우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무고 등 익명이 갖는 한계로 인해 우려되는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좋게 변화한다는 건 틀림없다.
 학내에서도 고발로 인한 문제 해결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에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성범죄는 없지만, 학생 사회에서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차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학과 단위에서의 학생회비 사용 문제도 지적하고, 일종의 군기 문화도 논의의 테이블에 올랐다. 페이스북이나 에브리타임과 같은 익명 페이지가 활발히 운영되어 학생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도 한 몫 한다. 그간 특별한 감시 및 견제 시스템이 없었던 학생자치단체에도 역할의 조심성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전에는 고발 혹은 의혹을 제기하는 문화가 보편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개인들이 문제를 감수하거나 조용히 무마되는 경우가 많았다. 모두가 실명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부담이 적지 않을뿐더러, 익명의 플랫폼이 있어도 이용하지 않거나 주목도가 낮았다. 하지만 이제 다들 익명의 목소리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학과 내 문제들도 공개적인 장소에 익명으로 제기하면 학과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최근 사회과학대 소속 한 학과의 불참비 문제 역시 페이지에 글이 게시된 이후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학과 차원에서 수습에 돌입했다. 물론 수습의 방식이나 그 목적이 어떠한지는 모두 상이하겠으나,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만 해도 장점이 크다고 평가할 만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우리 사회에 많은 공익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