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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변주희 기자
  • 입력 2018.03.28 16:45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볼링동호회 '하누리'

본교 정치외교학과
학생들로 시작
갈수록 동호회 회원 수 늘어나

▲ 하누리 구성원들이 도움을 주고 받으며 볼링을 치고 있다.

김해시 시각장애인들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볼링동호회 ‘하누리’를 본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었다. 학생들이 볼링 치는 것을 도와주며 점차 사람들에게 알려져 인기를 얻고 있다.
 하누리는 인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정치외교학과를 대상으로 지역인재를 양성하고자 제4섹터+α 신공공분야 사업단이 들어섰다. 사업단의 여러 프로그램 중 ‘4PS’라는 지역의 문제점을 찾고 창의적으로 해결을 하는 데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 동호회를 개설한 계기가 되었다.
 하누리 대표 박수현(정치외교학·15) 씨는 “김해에는 시각장애인이 2000명으로 경남에서 2번째로 많으나 장애인들이 누릴 수 있는 여가생활이 탁구뿐이라는 것을 들었다”며 “함께하는 동호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하누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획담당 김명엽(정치외교학·12) 씨는 “수요조사를 해본 결과 연령대가 주로 노년층이라 격한 활동은 힘들 것이라 생각됐다. 그래서 실내스포츠인 볼링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누리는 시각장애인들의 입장으로 스포츠를 할 때 어떠한 점이 불편하지 이해하기 위해 부산광역시에서 주최한 2016년 제14회 시각장애인 사랑의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한 바가 있다.
 시각장애인볼링은 이동식가이드레일을 한 손으로 잡고 나머지 한 손은 공을 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옆에서 도와주는 코치역할로 남은 핀 및 점수를 알려준다.
 박수현 씨는 “하지만 마음잡고 시작했으나 쉽지만은 않았다. 다른 지역의 볼링동호회 회장님을 모셔서 특강도 들었지만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 팀원이 이탈하여 힘이 들어 와해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후 남아있는 팀원으로도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다지며 시간이 흘렀고 점차 체계적으로 변하게 되었다”라고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토로했다.
 또한, 박수현 씨는 “시각장애인은 약시이거나 전맹인 분들로 나누어진다. 약시는 조금은 앞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오해에서 간혹 코치하시는 분 중 회원들에게 ‘혹시 이것은 보이세요?’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약시인 분의 자존감을 낮추는 말이다. 말실수를 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며 “볼링경기를 제외하고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어 계단이 총 개수 및 시작됨과 끝나는 부분, 출입문의 방향 등을 자세히 알려드려야 한다. 저희도 저번에 실수를 하여 한 분이 휘청거렸는데 그때 놀랬었고 다음에는 ‘내가 더 조심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다졌다”고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하누리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동호회다 보니 열정이 넘치고 도전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 중 학생들의 응원을 통해 시각장애인분들은 용기를 얻고 자존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분들도 이런한 분위기에 속에 빠져들고 있다.
 갈수록 회원 수가 늘어나 5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7명이다. 하누리는 올해에 10명 내외로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회원들의 직업 및 투병 생활을 고려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격주마다 한 번씩 모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해시가 경상남도 장애인 체육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했으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하누리는 이후 다음 우승을 위해 시각장애인분들이 감각을 익히기 위해 훈련 중이다. 이는 경기 중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올해 1월,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김해지회에서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는 졸업예정자인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의미로 주는 것이다. 감사장을 받은 김명엽 씨는 “저는 몰랐는데 시각장애인분들 및 협회에서 저에 대해 좋은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나의 노고를 알아주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본교 학생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동호회 가입 절차는 SNS ‘김해시 시각장애인 스포츠 단체 하누리 페이지’를 통해 간단하게 인적사항을 메시지로 보내며 이후 하누리 구성원들과의 내부회의를 거쳐 교육을 받고 난 뒤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