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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입력 2017.11.13 17:02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전락한 이유

경쟁 없는 단선은 긴장마저 없애버린 걸까. 2018학년도 학생회 후보자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된 듯하다. 토론회에서 공약에 대해 묻는 패널들의 질문에 후보자들은 “아직 당선이 되지 않아서”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주요공약들은 부실하고 두루뭉술하다. 각 선본은 이전 학생회들의 공약을 답습하기에 급급했다. 그마저도 모두 이벤트성에 그쳤다. 학생회가 ‘행사대행업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공약을 정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마트에서 맛있어 보이는 것들은 다 카트에 넣고 구매하는 듯하다. 평소 학내에서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걸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 목적에 따르는 수단의 합리성도 검토해야 한다. 학생회는 결국 학생자치를 위한 조직이다.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점점 복지나 행사‘만’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변질되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투표율이 낮은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선관위에서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투표율을 강조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들을 뽑아야 할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모두 ‘준비된’ 후보자가 아닌, 일단 등록부터 한 뒤에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보려는 듯하다. 준비 없이 투표만 독려하는 것은 떼쓰는 것에 불과하다.

단과대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단선으로 진행된다. 결국 별 어려움 없이 당선될 게 높은 확률로 점쳐진다. ‘아직 당선이 되지 않아서’라는 변명이 유효하려면, 당선된 후에는 지금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남지 않도록 고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