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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장수정 기자
  • 입력 2017.09.25 19:31

보수 성향 단체, 교내에서 무단 집회 벌여

▲ 지난 20일(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북콘서트 소식에 대한애국당 평당원들과 민간인으로 구성된 보수 단체가 본교의 정문과 후문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사전에 정문과 후문에서의 집회 허가를 받았으나 오후 7시 장영실관(E동)에서 북콘서트가 시작되자 건물 앞을 무단으로 점유해 시위를 벌여 학생들의 불만을 샀다.

안민석 의원 북콘서트 진행에

보수단체 장영실관(E동) 점거

학습권 침해당한 학우들과 충돌

무단진입에 학교 측 대응 부실

지난 20일(수) 본교에서 ‘보수 단체 집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본교 재학생들과 시위대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7시부터 E동(장영실관) 대강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책을 주제로 한 ‘북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었다. 행사 2시간 전부터 본교 정문과 후문 앞에서 대한애국당 소속 당원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집회를 실시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한애국당 박영순 씨는 “안 의원이 쓴 책에는 너무 부당한 내용이 많다”며 “현재 정치는 너무나 잘못됐다고 생각해 이를 항의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후 7시부터 본격적으로 북 콘서트가 진행되자 일부 집회 관계자들이 정문과 후문에서 E동 앞까지 진입해 기습 시위를 벌이며 안 의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집회 관계자는 약 30명 정도로, 일부 관계자들이 교내로 진입하자 충돌을 막기 위해 교직원 10여명과 경찰 100여 명이 투입됐다. 경찰과 시위대는 3시간 동안 대치했으며, 북 콘서트 행사가 끝나고 안 의원이 본교를 벗어나서야 사태가 마무리됐다.

본교 재학생들은 집회에 대해 커다란 불만을 표출했다. 본교 페이스북 페이지 ‘인제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정문에서 시위대의 현수막이 통행로를 좁혀 학생들의 통행에 방해가 됐고, E동에서 계속되는 보수 성향 단체의 거센 항의에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시됐다. 또한, 재학생과 시위대가 계속되는 의견 충돌로 인해 말다툼과 몸싸움이 벌어지자 경찰이 직접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E동에 있었던 한 익명의 학우는 “1층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소란스러워져서 집중이 되지 않아 빠져나왔다”며 “심지어 건물 앞과 뒷문도 봉쇄되어 통행이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북 콘서트 주최 측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노사모)’ 경남지역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차영준 씨는 “인제대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집회가 정문에서 열리는 건 알고 있었지만, 교내에서까지 이런 소란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유감을 표했다. 덧붙어 “저들에 관한 소관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답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관할 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본 집회는 정문과 후문 앞에서만 허가됐으며 교내에서의 시위는 허가받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응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학생들과 시위대가 직접적으로 대치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에 ‘바람’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페이스북 총학 페이지에 이와 같은 사태의 발생 경위를 학우들에게 설명하고, 다시는 학생들의 안전의 위협과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후 대책 방안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고 알렸다.

관리과 김성열 과장은 “집회 관계자들이 교내로 진입했으나 막을 명분이 없었다”며 “학교측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추후 대책 방안을 논의 중이나, 아직까진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