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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지혜 기자
  • 입력 2017.09.14 17:47

결산내역 반쪽만 공개, 전체 예산 알 수 없었다

전체 예산은 자치회비·복지기금으로 구성
이번에 공개된 내역은 자치회비만 포함
학생회 양심적 공개로 당장은 문제 없어도
전체 사용내역 없으면 실질적 공개 못돼

지난달 제34대 ‘바람’ 총학생회를 포함한 각 학생자치단체는 상반기 결산 내역을 공개했다. 예년과 다르게 통장내역과 증빙자료까지 밝혔지만, 전체 예산 구성요소 중 자치회비 사용 내역만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자치단체의 예산은 자치회비와 복지기금으로 구성된다. 자치회비는 매 학기 등록금과 함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납부하는 금액이다. 지난 1학기 기준 자치회비는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인 약 7천2백만원이 납부됐다. 반면, 복지기금은 학교 측에서 지급하는 돈으로 일종의 지원금이다. 금액은 매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지난 학기에는 약 2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중 1억원은 학기 초 다이어리 등 공동구매 비용 및 축제 준비 목적으로 지출되며, 남은 1억원은 자치회비와 합산해서 자체 예산으로 활용한다. 최종 확보된 돈은 총학생회에서 각 단과대 학생회와 자치 기구에 분배한다.

  이번에 공개된 결산 내역은 자치회비만 해당된다. 전체 예산 중 절반이 넘는 복지기금은 공개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출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납부한 자치회비와 달리 학교 측 예산이고, 지출 시 학교 측에 기획안을 제출하는 등 별도의 절차를 거친다는 이유에서다.

  윤동환 총학생회장은 “복지기금은 사용 시 합당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주류 구매는 애초에 사용이 제한되고, 예산 사용 후에는 영수증을 제출하기 때문에 부적절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자치회비는 학생들의 돈이기 때문에 전부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 예산 및 사용 내역이 없으면 실질적인 공개가 되지 못한다. 자치회비와 복지기금은 사용 목적이 구분되지 않아 복지기금으로 지출하는 항목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돈은 지출한 사실조차 알 수 없고, 당연히 지출의 타당성도 평가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단과대 학생회가 야식배부를 진행했지만 해당 부문 지출 내역이 상반기 결산 내역에 기재한 곳은 BNIT융합대학이 유일하다. 복지기금으로 이를 진행한 다른 단과대의 경우 이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다. 이외에도 복지기금으로 지출된 예산에 대해선 모든 학생이 알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SNS에서는 학생회 결산 내역 공개의 문제를 지적하며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익명의 학우는 “수입, 지출 내역과 합계가 모두 기재되어 있는 회계 장부와 지출 내역서를 공개하라”며 “이월되는 금액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영학부 서갑수 교수는 “감사 없이 예산 집행 결과만 보고하면 투명하게 집행했는지 신뢰할 수 없다”며 “모든 학생들이 신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생회 외부에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