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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장수정 기자
  • 대학
  • 입력 2017.09.11 18:08

징수 근거 불분명한 입학금, 폐지 안되는 이유는 …

입학금 폐지 목소리 높아져
기획처 관계자 “11월 중으로 구체적인 입장 발표 예정”
본교 입학금 57만 원, 부산권에선 3번째
사립대 재정 충격 완화 대책 필요

새 정부의 국·사립대 입학금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입학금의 징수 근거가 불분명하고, 산정 근거와 용도 역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는 ‘학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납부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입학금은 ‘그 밖의 납부금’으로 해석돼왔다. 때문에 대학에 입학 시 등록금과 함께 추가로 입학금을 납부하게 되는데, 사실상 교육부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는‘입학금은 학생 입학 시에 전액을 징수한다’는 조항 외에 입학금 산정 근거나 지출 항목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입학금은 일반적으로 △입학식ㆍ신입생 OT(사전교육) 진행 △입학 관련 부서의 예산 및 홍보비 △신입생에게 장학금 환원 등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입학금이 등록금과 함께 재정 처리돼 그 수입의 정확한 사용처를 알 수 없고, 입학금 선정 기준 또한 불명확하다는 문제가 지적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교 역시 마찬가지로 입학금과 등록금을 함께 회계 처리하며, 그 선정 기준과 수입의 사용처가 일정치 않아 구체적인 지출 내역을 알 수 없었다.
본교에서는 매년 2학기 말 총학생회와 대학 측이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를 열어 등록금협상을 진행하며, 협상 결과에 따라 등록금과 함께 입학금을 책정한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등록금 인하 이후 2013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등록금 및 입학금을 동결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본교 입학금은 1인당 57만원으로 198개 사립대학 중 139위로 비교적 낮은 금액을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권 사립대 중에서는 본교의 입학금 순위가 △동아대(79만1000원) △신라대(60만원) 다음인 3위이며, △영산대(54만9000원) △부산외대(54만3000원) △경성대(50만원)보다는 다소 높아 지역 내에서는 순위가 높은 편이다.
한편, 입학금 폐지가 사립대의 재정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평균 입학금 수입이 전체 회계의 0.3%밖에 차지하지 않는 국ㆍ공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전체 회계의 2.1%가 입학금으로 그 비중이 국ㆍ공립대의 7배이다. 때문에 사립대는 입학금 인하 시, 이에 따라 학생ㆍ교직원 측과 관련된 예산이 축소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달 17일(목)에 진행된 인제미디어센터 기자들과의 총장간담회에서 차인준 총장은 “국공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입학금이 대학 재정에 상당히 영향을 준다”며 “그래도 대학 사회 분위기와 전체적인 사립대의 동향을 보고 본교도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갈 것”이라고 직접 입학금 축소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본교가 ‘사립대 입학금 제도개선 협의회’에 구성되어 앞으로 지속적인 입학금 폐지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교 기획처 관계자는 “본교에서는 입학금 수입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며, 최대한 재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교육부는 사립대 재정 충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8일(월)부터 오는 15일(금)까지 전국 156개 사립대를 대상으로 △입학금 수입 규모 △입학에 소요되는 실소요 비용 △입학금 수입 중 입학 외 일반사용비용 내역 등의 실태조사가 실시됐다. 본 조사 결과는 입학금 선정 기준과 더불어 입학금 축소로 인한 대학 재정 충격 완화 대책 방안에도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