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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 입력 2017.08.28 14:42

발로 뛰는 ‘기자정신’ 필요하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학생들이 더 이상 신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인제대신문사 관계자의 한숨 섞인 씁쓸한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눈 깜짝할 새 뉴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신문의 가치는 평가 절하돼 왔다. 종이 매체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단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일부분은 수긍한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 등 대형 신문사들은 신문 중심의 제작 시스템을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이번 391호는 인제대 개교 38주년을 기념해 16면으로 증면했다. 1면과 16면은 일러스트로 제작한 기념화보를 전면으로 실었는데 의미 없는 그림에 불과하다. 신문은 또 펼쳐보고 싶을 만큼 예쁘거나 눈에 띄어야 한다. 더군다나 1면은 신문의 얼굴이다. 기사가 아닌 화보를 싣기로 결정했다면 아주 눈에 띄거나 그도 아니면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
2면은 인제학원 이순형 이사장과 인제대 차인준 총장의 축사가 실렸다. 당혹스러운 건 이 이사장의 글 중 절반 이상은 한자로 적혀 있다는 것이다. 자 이제 우리 솔직해지자. 과연 이 글을 매끄럽게 읽을 독자가 몇 명이나 될까. 신문에 쓰인 모든 글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쉬워야 한다. 수고로움이 있더라도 한글로 풀이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상 1면 기사인 3면의 머리기사는 학생자치기구의 불투명한 재정 감사를 다뤘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산하에 감사위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잘 꼬집었다. 재정 감사가 잘되고 있는 타 대학교의 상황까지 예로 들며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보도면은 학교 축제 이후 벌어진 논란을 적시했다. 몇천 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대학축제에서는 성범죄와 쓰레기 투기, 소음·교통문제 등 다양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주점 운영과 행사 안전에 대한 내용만 다루고 있다. 취재를 할 땐 사건을 바라보는 시야를 더 넓혀야 한다. 기사를 보면 일부 학부(과)가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는 데 이건 심각한 범법행위다. 행사 주최자인 총학생회가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추가로 취재했으면 좋겠다.
이쯤에서 신문 편집을 지적하고 싶다.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 'career up을 위한 한걸음' 기사에는 부제목이 없다. 전체적인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울뿐더러 기사를 찾아 읽을 만한 흥미로운 제목도 아니다. 기사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때론 편집자의 친절함도 필요하다. 11~13면 기고는 그야말로 활자천국이다. 사진 없이 빽빽한 글로 채워져 있는데 읽기 힘든 지경을 넘어 괴롭게 느껴진다. 신문은 ‘디자인 예술’인만큼 인터넷 기사와 차별된 독보적인 매력을 갖추려면 전체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긴 글을 짧게 자르는 편집국장의 대담함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으론 인제대 신문사가 지면제작 프로그램도 없이 편집한다는 것을 알기에 제작 시스템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8~9면은 두 개의 지면을 할애해 8개 학생자치단체의 공약이행률을 중간 점검했다. 신문의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좋은 기사였다. 다만 단체 간 이행률을 표로 나타냈으면 보기 쉬웠을 것 같다. 지면 상단에 인쇄된 오탈자인 '공양 이행 중간평가'는 옥에 티다.
학교 신문은 지역지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해뉴스>가 철저히 지역에 밀착하듯 인제대 신문사도 학교의 소식을 자주 다뤄야 한다. 발로 뛰는 기자들의 ‘기자정신’이 인제대 신문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