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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손유정 편집국장
  • 고함
  • 입력 2017.08.28 14:38

흡연구역의 의미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

손유정 편집국장

“가장 큰 피해가 냄새를 맡는 것인데 별로 해결되지 않았고, 사실상 흡연자들이 눈치 안 보고 흡연할 수 있는 장소가 생겼다”
학내에 14곳의 흡연 구역이 생기자 이에 의문을 가진 한 학우의 인터뷰 내용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갈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언급돼왔던 고질적인 문제다. 흡연자들은 암묵적으로 정해진 흡연구역에서 흡연을 해왔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없었던 재떨이가 생기는 등 흡연에 적합한 주변 환경이 조성됐다. 이런 학내에 흡연 구역이 생긴 것은 지난 6월 8일 김해시 보건소와 건강증진 금연지도원의 단속 때문이다. 금연캠퍼스인 학내에 흡연 구역이 있을리 없었고, 무분별하게 흡연을 하던 학우들이 그들의 눈에 띈 것이다.
17년 전, 본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금연캠퍼스추진위원회를 발족해 학내 전체를 금연캠퍼스로 만들기 위해 여러 활동을 했다. 금연에 성공한 구성원들에게 장학금과 같은 금전적인 지원을 하거나 기숙사에 우선적으로 입주를 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등 금연캠퍼스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활동들이 줄어들고, 금연구역이라 쓰인 홍보 스티커만이 흡연자들 옆에 붙어 금연구역임을 알리고 있을 뿐이었다.
국민건강진흥법에 따르면, 대학의 금연구역은 교내 건물로만 지정된다. 그러나 각 대학은 깨끗한 학내 조성과 간접흡연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금연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의 자체적인 제재가 없으면 학우들이 지나다니는 건물 앞에서든 운동장 한복판에서든 금연캠퍼스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활동이 될 수밖에 없다.
본교는 단속원들에게 시정명령을 받아 학내에서 학생들이 휴식을 많이 취하거나 벤치가 있는 공간을 기준으로 흡연구역을 설정했다. 그러나 이 기준에 부합하는 장소는 사실상 언제나 흡연자들로 붐볐다. 이는 결국, 과태료 부과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학우들이 본래 흡연을 하던 구역을 흡연구역으로 명칭을 새로이 정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금연캠퍼스 내에 새로 지정된 흡연구역이 실질적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별도의 흡연 구역이 지정돼있지 않았던 과거에도 금연캠퍼스에 걸맞는 학교 자체의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본교가 금연캠퍼스임을 모르는 학우도 있었다. 그러나 금연캠퍼스 관계자는 특별한 단속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흡연 구역 설정이 이루어진 현재 흡연자들을 단속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며, 흡연을 하는 학우가 성인이고 그 자유를 침범할 수 있다 생각해서라고 한다.
흡연구역이 설정된 이후에도 범법 행위를 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흡연 구역 이외에서 흡연을 하는 학우들이 보이면 주의를 줘야하며,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이번에 새로 지정된 14곳의 흡연 구역이 그 의미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학교 구성원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