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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부모 품에 매달린 성인, 이젠 사회로 나오길
손유정 기자 | 승인 2017.05.29 17:27

본지에서 이번에 다룰 이야기는 ‘캥거루족’입니다. 캥거루는 출산 직후의 새끼를 혼자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육아낭 속에서 돌보는데요, 수년 전부터 한국에서는 이런 캥거루의 생물학적 특징과 유사하게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젊은이들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미국에서는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해 부모 집에 눌러사는 트윅스터족(twixter), 프랑스에서는 독립할 나이가 된 자식을 집에서 내보내려 하는 영화의 이름을 딴 탕기족(tanguy), 영국에서는 부모의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에서의 키퍼스(kippers)라고 부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중 본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이들은 일본판 캥거루족인 ‘패러사이트(기생충) 싱글’입니다.

패러사이트 싱글의 등장
이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일본의 경제 붕괴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1990년대 일본의 경제를 위협했던 버블 경제는 거품이 낀 것처럼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이 본래의 자산가치보다 이상하리만큼 높게 책정됐던 상황을 말합니다. 당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이들은 이후 시장의 거품이 걷혀 붕괴하게 되며, 2000년대 초반까지 장기 불황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는 곧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고, 이후 약 10년간 미미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경제적인 독립을 하지 못한 이들은 부모에게 의존하며 이러한 명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당시 20대였던 이들은 중장년층이 된 현재까지도 독립을 하지 못하고 식비, 주거비, 생활비 등 생계의 전반적인 수단을 부모로부터 얻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들의 경제적인 무능력은 부모의 노년기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부모의 노후 연금과 같은 비용이 자식을 부양하는데 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가 사망하게 되면 기댈 곳 없이 바로 사회에 내던져져 일본 정부는 향후 이들의 행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에 숨어버린 이들
한국 역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한국이 일본의 ‘패러사이트 싱글’과 같은 이들 ‘캥거루족’이 탄생한 것은 IMF 때부터였습니다. IMF 당시의 구조조정이 상당수의 근로자들을 실업자로 만들었고, 언제 퇴사하게 될지 모르고 노년마저 보장되지 않는 일자리는 근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형성했습니다. 더욱이 경제적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은 일하고자 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만들어 문제의 해결은 점점 멀어져만 갔습니다. 때문에 당시 소수의 청년들은 경제활동을 포기했고 이들이 현 ‘캥거루족’의 시초가 된 것입니다. 또한, 현재에 이르러서는 고용에 관한 안정성의 이유로 다수의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집중해 현대판 캥거루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캥거루족이 된 이유
앞서 언급한 이유 이외에도 현재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이유를 한국노동연구원에서는 ‘날로 치솟는 월세, 전셋값 등 주거비 부담과 생활물가의 전반적인 상승’의 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 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치솟는 집값 등으로 인해 가족 구성에 필요한 세 단계인 연애, 결혼, 출산도 포기하게 만드는 이 삭막한 현실이 청년들을 ‘캥거루족’으로 몰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런 캥거루족들을 돌보는 부모 역시 자식을 부양하느라 노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두 세대를 위험하게 만들고, 인력자원의 낭비와 수년 후 복지비용을 상승시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의 실현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 중 핵심이었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의 공공 일자리 수가 OECD 국가의 평균인 21.3%에 비해 겨우 7.6%에 그치고 있어 현 정부는 이를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사회복지, 보육, 장애인복지, 공공의료 등 사회서비스 공공기관 일자리를 확보함으로써 많은 이들을 실업으로부터 해방하고 불안정한 직장에 대한 두려움도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손유정 기자  dbehddl080@oasis.inj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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