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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영남대학교 조규민
  • 오피니언
  • 입력 2017.05.29 15:17
  • 수정 2017.06.02 13:22

대학, 어디에 서 있는가

“아무리 못해도 대학은 나와야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옥죄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입학한 대학생들은 취업의 부담감을 안고 캠퍼스를 거닌다. 그렇다면 학문에 관심이 있어서, 새로운 배움을 위해 입학하는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필자는 대학생의 대다수가 취업과 같은 목적을 지니 고 진학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학문이 단 지 도구적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도 현 실이다. 학문을 통해 자아성찰을 하며 세상 을 바라보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의 대학은 ‘지식의 전당’이 아닌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 아남는 인재를 양성하기 존재한다.

이러한 대학의 현실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인 원인이 작용한다. 신 자유주의의 무한 경쟁 구도가 학습능력을 그 사람의 전부로 치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 고 이에 따라 직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취업을 목적으로 가지고 입학한 학생 들이 모여 만들어진 대학은 자연스레 취업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사회 구조적인 원인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심리적 불안감이 대학 진학을 부추기도 한다. 필자는 ‘취업을 위해서’, ‘남들 다 가니 까 나도 가야지’라는 의미를 가지고 대학 에 진학한다면 당연히 학문이 재미없고, 꿈 없는 대학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입학한다면 대학의 근본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도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 와서는 대학의 역할이 더 이상 지식의 상아탑만이 아닌, 취업 역시 책 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학생들을 무한 경쟁 구도 속으로 몰아가는 현실을, 그리고 스펙 쌓기에 바쁜 사회가 될수록 대학은 사 회에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에 맞춰 취업 자리를 알아 봐주는 곳이 아닌, 사회에 맞서 이제는 당연하다시피 되 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 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사회적 변화에 무관심해서는 안되지만, 사회의 변화에 무작정 따라가야 하 는 것도 아니다. 단지 ‘기업’을 선택할 것 이냐, ‘진리’를 선택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구성원 모두가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를 성찰해봐야 한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대학 교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 되어가고 있고, 비판의식은 오히려 취업할 때 방해만 되고 있다.

대학은 대학 구성원들이 만들어간다. 대 학구성원들의 의지가 어떤지에 따라 그 대학이 선택하는 길은 다를 것이다. 취업을 위해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을수록 그 대학은 취업을 택하고, 학문에 대한 순수한 궁금증을 가지고 대학을 택하는 구성원이 많을수록 사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현 재의 대학이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우리 모두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영남대학교 조규민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