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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지혜 기자
  • 고함
  • 입력 2017.05.29 14:24

술이 없는 축제만이 예방법인가

학업에 시름하던 학생들에게 5월의 축제는 일상에서의 도피와 같다. 가수들의 공연도 보고, 다양한 먹거리도 접하며 축제를 즐긴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축제가 지니고 있는 또 다른 모습에 의해 시름하고 있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일상으로부터 그들의 도피를 방해하는 것일까.

한창 놀기 좋아하고 넓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그들이 재학 중에 있는 대학교는 울타리인 동시에 제약이다. 그러한 가운데 유일하게 해방감과 자유를 느낄 수 있는 날이 있다면 단연 나흘 남짓한 축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는 늘 크고 작은 사고들을 야기한다. 그리고 그 원인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를 찾을 때 ‘술’을 배제할 수는 없다. 
때문일까 전국 몇몇 대학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 예방의 일환으로 ‘무알콜 축제’를 타이틀로 내걸고 있다. 지난 2012년 호남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본 타이틀을 선보인 이래 가천대, 대덕대 등에서 순차적으로 이를 행하고 있다. 이로써 술에 의한 사고를 단절시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 술이라 명백하게 결론지을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술은 그저 사고 발생의 간접적인 요인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진짜 원인은 우리의 결여된 책임에서 찾을 수 있다. 술을 마시는 자유를 누렸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단연 존재할 터이지만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곧 술을 마신 후 안전하게 축제를 즐긴다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우리가 보다 주목해야 할 바는 이러한 일들이 본교 뿐 아니라 전국 각 대학 내에서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필자는 서두에 언급했던 무알콜축제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싶지는 않다. 결국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에 대한 임시방편일 뿐이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책임감 결여에 있어서 아무런 대안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 또한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놀거리이지 않은가. 때문에 본연의 것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행해질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바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축제 사고가 결여된 책임으로부터 파생된 문제이니 이를 채워나간다면 해결될 문제일 터이다. 
마음껏 즐겨야 할 축제에 어떠한 제약이 가해지면 그 즐거움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축제를 즐기는 주체로서 본연의 것을 제대로 누릴지, 강제적인 제약에 의해 이도저도 아닌 상황 속에 휩쓸릴지는 온전히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책임의식에 달려 있다. 대학생이 가지는 특권과 그 책임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해 올바른 책임의식을 지닌 이들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