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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은경 가족상담복지
  • 입력 2017.05.22 19:25

내가 모르는 길

오늘도 뒤척이는 이불 속에서 갈등의 고리를 끊고 벌떡 일어나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였다.
누가 찾아와 달라고 하지 않아도 하루는 매일같이 시간을 허락하며 묵묵히 하루의 일상을 물결 흐르듯 나를 떠나지 않고 나의 모든 삶에 파고들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 각자의 익숙한 하루를 살아간다. 익숙하다는 단어는 나를 안심시키며 오늘도 무감각함 속에서 그저 그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삶이란 늘 한결같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나와 함께 했던 사람이 홀연히 나의 곁에서 사라지기도 하며, 저만치 멀리 있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나에게 다가와 또 다른 인연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크고 작은 시간이 만들어내는 사연들이 무감각했던 나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슬픔과 아픔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며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인생을 배워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앞서간 인생의 발자취를 따르며 옳음과 그름을 비교하면서 우리의 자아가 바르게 나아 갈 수 있도록 당근이라는 상과 채찍이라는 체벌을 휘두르며 한발 한발 나의 삶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길을 열어주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하루에 주어진 시간과 삶에 대한 얼마나 인지하며 살고 있을까? 아니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각자의 인생에 들어있는 하루에 어떠한 사람들과 사연을 엮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잠시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뜨면서 나의 주변을 돌아보며 늘 보아왔던 얼굴들을 바라본다. 소소한 일상의 작은 행복과 함께 찾아드는 소중한 인연들, 또한 한적한 밤의 야경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네온사인의 은은한 불빛들이 차 한잔의 여유로움으로 더욱 깊이 있는 인생의 길로 나를 인도하는 듯하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또 다른 길에 서 있는 나의 오늘을 조금은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