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하는 'healing'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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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함께하는 'healing' 수업
  • 진미희
  • 승인 2017.05.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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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기억에 남는 좋은 수업'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공모전 주제는 기억에 남는 수업인데 내 인생에 있어서 평생 기억에 남을 수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었던 계기는 2학기에 학교생활을 하다가 예기치 못하게 발목에 화상을 입게 되어 피부 이식 수술을 하게 되었다.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수술을 처음 해보는 나에겐 정말 무서웠다. 그리고 시험, 성적, 과제에 대한 계획을 이번학기에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어떻게 할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잘 실천하지 못 할 것 같아서 절망적이었다. 또 수술을 두 번씩 해야 한다고 하는데, 수술을 한다 한들 흉터는 남는다고 하고, 화상치료는 1년 넘게 계속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여러 계획들에 많은 착오들이 생기고,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머리가 많이 아팠다. 집도 멀어서 입원하기 위해 부모님께서 짐을 싸고 올라오셨다.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제일 미안한 마음에 며칠을 울면서 보냈었다. 그런데 이 심란한 마음을 2학기에 신청한 과목 중에 음악치료 과목이 내 마음의 위안을 많이 준 과목이다. 교수님께서 해주시는 말씀이 많이 힘이 되었고, 수업시간에 했던 활동들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음악치료 과목은 과제가 정말 많았는데, 재미있게 ‘나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과제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학과 내 친구들이 ‘나도 그런 과제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부러워한 과제들이였는데, 과제를 하면서 재미도 느끼고, 그 누구보다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과제였다. 첫 번째 과제는 매번 일주일에 한 번 ‘음악 저널 쓰기’이다. 자기가 평소에 자주 듣는 노래나 계속 맴도는 노래,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아니면 생각나는 노래를 자유롭게 그 노래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에 연관된 일, 어떤 부분이 좋은지 등.. 을 쓰는 과제이다. 쉽게 말하면 음악일기를 쓰는 과제였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꾸준히 쓰게 되고 나의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나에게 도움 되는 과제이다. 나는 이 과제를 하면서 평소 때 노래를 많이 듣긴 하지만, 그 노래에 대해 세부적으로 골똘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매번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에 한 번 더 눈이 가게 되고, 친구에게 노래를 추천하거나 추천받고, 노래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듣게 되는 것 같았다. 두 번째 ‘저널 발표’라는 과제가 있다. 저렇게 쓴 일기를 앞에서 발표 해도 되고, 노래를 불러도 되고, 아니면 음악과 관련된 주제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발표하는 과제이다. 나는 과제들 중에 이 과제가 제일 잘하고 싶었다. 잘하고 싶어서 그런지 정말 긴 시간 동안 고민을 많이 해서 ‘쉽지만 어려웠던 과제’인 것 같았다.
춤이나 노래를 부르기도 용기가 안 났고, 곰곰이 생각 한 끝에 이번 학기에 ‘수술’ 때문에 힘들었는데 옆에 있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사진과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평소에 동영상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보는 것도 좋아해서 어울리는 노래 노을의 ‘함께’라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친구, 가족들 사진과 자막으로 동영상을 만들었다. 만들고 나서 혼자서 몇 번을 봐도 괜찮았는데 발표 할 때 갑자기 가족 얼굴이 나올 때 울컥해서 당황을 했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갔다. 계속 눈물이 나서 ‘왜 이러지’ 했는데 내가 힘들었던 감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는 것이 혼자 영상을 볼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세 번째 ‘교재 발제’ 과제는 이상심리에 나오는 장애들 중 하나를 선정하여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음악치료를 어떻게 적용 하는지 조사하여 발표하는 과제다. 나는 우울장애에 대한 조사와 음악치료방법을 스스로 논문을 찾아서 조사해서 발표했다. 이 주제를 선정한 이유는 내주위에 우울증을 겪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선정하게 되었다. 과제를 억지로 하기 보다 내가 정말 필요해서 할 수 있는 과제라서 좋았던 것 같다. 마지막 과제는 조별과제이다. 교수님께서 ‘스토리가 있는 음악치료 콘서트’-‘7살 딸을 가진 엄마가 되어서 함께 읽어본 나와 엄마의 일기장에는...’(보여주기 위한, 완성된 공연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즉흥 심리 공연)이라는 것을 하신다고 하셨다. 우선 ‘사랑’,‘독립&고독’,‘자유&의미’,‘좌절&슬픔’,‘꿈&용기’의 장르들 중에 하고 싶은 장르에 손을 들고, 그 장르에 모인 사람들과 팀이 되어 장르별로 부모님과 자식 간의 관련된 노래로 공연을 준비한다. 노래에 대한 연주는 교수님께서 정말 유명한 재즈 연주가 분들을 섭외 하셨다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연주가들이시라고 하셔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기대되는 과제였다. 나는 ‘사랑’장르를 선택했고, 팀원들과 노래를 선정했다. 스탠딩 에그-mother / 정은지-하늘바라기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곡을 준비했고, 악기는 타악기 에그쉐이커와 마라카스를 정했다. 공연구성은 팀원들의 부모님 사진을 동영상으로 띄우고 공연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나에게 부탁을 하셨는데 음악치료 콘서트에 교수님과 함께 진행과 같은 역할을 맡아줬으면 하는 부탁이셨다. 교수님이 엄마가 되는 것이고, 내가 딸이 되어 각자의 일기를 나레이션으로 읽으면서 진행이 되는 것이다. 스토리 있는 콘서트라서 나의 이야기(화상 수술한)를 넣어도 되겠냐는 말씀에 흔쾌히 동의 했다. 공연 리허설을 하러 강의실에 갔는데 교수님께서 섭외하신 유명하신 연주가들께서 리허설을 하고 계셨다. TV 에서만 보던 악기들도 보았고, 귀를 자극시키는 연주들을 하셔서 눈길이 안 갈 수가 없었다. 공연이 끝나고 내가 초대한 친구들과 학과 친구들에게 나의 나레이션을 듣다가 눈물 날 뻔했다며 악기연주 노래 모든 것이 다 감동적이라는 말을 들었고, 친구가 좋은 공연에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줘서 너무 뿌듯했다. 그리고 이런 과제뿐만 아니라 수업내용 중에서는 평소 나는 음악으로 기분을 다스리긴 하지만 정신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음악 (악기연주, 노래)과 같은 것으로 과연 치료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보여주시는 사례와 영상에 아이가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신기했다. 아픈 물리치료로 변화하는 것 보다 음악치료로 아프지 않고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고, 부모님들이 왜 음악치료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수업 중에 실습 활동을 했다. 기억에 남는 활동이 3가지 정도 있었다. 첫 번째 활동은 악기연주를 연습 하지 않고 직접 교수님 지휘 하에 즉흥 연주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처음 보는 악기로 연주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협동해서 하니까 ‘틀리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악기 각각의 소리도 영롱하고 한명 한명의 소리를 합치니까 ‘정말 한곡의 조화로운 소리가 날 수 있구나!’뭔가 이런 식으로 즉흥연주를 하면서 음악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두 번째 활동은 들려주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주어진 시간 안에 머릿속에 그려지는 심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어떤 계절을 표현한 건지 모둠원들에게 그림을 설명하는 활동이다. 한 곡을 듣고도 개인마다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 하는 게 각자 달라서 정말 신기했다. 계절을 봄으로 표현하는 사람, 여름, 가을, 겨울 다양 했다. 가장 인상깊은 세 번째 실습활동은 마음지도나누기 실습이다. 요즘 느끼고 있는 감정을 그림으로 그리고 모둠원들에게 서로 각 감정을 설명 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난 뒤, 잘 표현하는 감정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표시한다. 그리고 이 감정들 중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에게 편지를 쓰고, 어울리는 노래 선정하기 활동을 했는데 나는 ‘서운함’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감정에게 나도 모르게 편지를 길게 썼는데 쓰고 나니 속이 후련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활동에서 모둠원들 서로의 감정을 설명 하면서 교수님께서 잠깐 내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마음이 뭉클하고 계속 생각나서, 혹시라도 마음 나누는 도움이 필요하면 상담 아닌 상담 같은 들어주기로 도와주고 싶다고 연락이 오셨다. 이런 응원과 위로를 해주시는 연락을 받고, 상담을 받은 건 아니지만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교수님께서는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이메일로 과제 음악일지를 제출하면 과제에 대한 코멘트를 정성스레 적어주셨다. 나는 여태까지 학창시절을 지나오면서 만난  선생님들 중 이렇게 제자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해주시는 선생님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수업이 끝나고 종강을 했지만 교수님께서 계속되는 치료에 응원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나도 나중에 상담교사가 될 것이지만 음악치료 교수님을 본받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여러 활동을 하면서 이런 활동을 활용할 수 있게 배울 수 있어서 감사 했다. 음악치료 과목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과제가 많았다. 과제가 많아서 힘들었던 기억보다 하나하나 활동들이 ‘지금의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된 과제들 이였다. 이번 학기에는 운이 안 좋게도 우울하고 싱숭생숭한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음악치료와 같은 ‘좋은 수업’을 들어서 그 마음을 ‘힐링’할 수 있었고, 또 교수님이 학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입원과 수술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다루면서 나중에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내담자에 대해서 이런 경험들을 겪어 봄으로써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음악치료 수업과 교수님께 감사하다.

수상소감

진미희(상담심리ㆍ15)
2016 ‘기억에 남는 좋은 수업’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작년에 음악치료수업으로 힐링을 받았었는데, 큰상을 받게 되어 또 한 번 격려 받는 느낌과 동시에 수업에 대한 진솔함이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리고 좋은 수업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내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생각하게 해준 수업이었습니다. 앞으로 학생들이 듣는 수업들의 목적이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사평

 

김주현 교수(교양학부)

‘참여’가 좋은 수업을 만든다

교수는 좋은 수업을 바란다. 같은 강의라도 매학기 다르게 커리큘럼을 짜고 실제로 수업에서 적용될 경우를 상상하며 강의안을 만든다. 그런데 교수의 이런 당연한 노력은 종종 학생들에게 단호하게 외면당하는데, 이유는 학생도 좋은 수업을 원하기 때문이다. 교수의 좋은 수업과 학생의 좋은 수업은 얼마쯤 눈높이가 어긋난다. 신임 교수들을 존재론적 위기에 빠뜨리는 상황, 슬프게도 교수의 의욕이 셀수록 학생의 의욕은 떨어지는 아이러니를, 교수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것이다. 그러다가 강의 평가 주관식 항목에서 강펀치를 맞으면 심각하게 질문하게 된다. 대관절 좋은 수업이란 무엇이냐? 어째서 학생들과 나 사이에 시커먼 불통의 강이 흐른단 말이냐?

이 공모전은 좋은 수업이 본질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임을 드러내고 있다. 수상 여부를 떠나 전공 33편, 교양 21편, 자선 7편 강의의 소감을 쓴 학생들은 이의 없이 해당 과목의 ‘좋은’ 수강생이었다. 이들의 참여가 좋은 수업을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는 전공이든 교양이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 것이다. 토론은 기본이고, 속칭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지 알려주는 사례라는 ‘공포의 조별 과제’를 학생들이 역동적으로 수행하도록 지도한 교수의 노력이 있다. 수동적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에 익숙해지는 것은 학기 초에 제법 훈련이 필요하기에 교수도 학생도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일단 수업이 무르익으면 참여는 재미를 동반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학기를 마무리한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음악과 함께하는 healing 수업」은 누구나 즐기는 음악에 교수와 학생이 함께 스토리를 입혀 저마다의 수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잘 담아냈다. 매주 ‘음악 저널’을 쓰고, 그것을 발표한 후 <음악치료 및 실습>이라는 교과목명에 맞게 우울증을 겪는 지인을 위한 음악치료 논문을 조사하는 진지한 태도, 남의 상처를 이해하는 계기를 열어준 음악치료 콘서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수상자의 열의가 돋보였다. 음악 강좌라는 이점도 있었지만 교수의 열의와 학생의 참여가 색깔 있는 하모니를 만들었다. 수상자를 성장하게 한 해당 과목의“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과제”들이 타자의 상처를 생각하는 시간으로 확장되었으면 한다. 
기타 실험, 디자인, 매스컴, 책읽기 등 다양한 전공, 교양 강의에서도 학생들은 토론하고, 발표하고, 조별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이 있는 수업을 좋은 수업으로 평했다. 그렇다면 어쩌면 지금이 몇 년 째 토론식 수업을 강조해온 인제대학이 진짜 좋은 수업 모델을 만들 적기가 아닐까. 물론 이는 읽기, 쓰기, 계산, 어학 등 공부에 필요한 탄탄한 기본기를 전제한다. 그 점에서 기초도구 과목들은 더 주의 깊게 연구되고,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나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