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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송호석
  • 입력 2016.11.09 18:25

“실망시켜 죄송합니다”

본교 ‘Re’총학생회의 시국선언이 국위선양(國威宣揚)이 아닌 학위선양(學威宣揚)을 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1일(월) 인제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인제대학교 학생회입니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글에는 ‘학생회는 시국선언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이다’며 ‘자칫 정치적 선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게시돼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정치적 선동과 중립을 취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문제로 대두됐다. 이후 이 글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각종 언론 및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오르내릴 만큼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한, 본교 학우들은 게시글에 대해 ‘중립이 웬 말?’, ‘시국선언이 정치적 선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며 지적했고, 심지어 ‘인제대 학생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는 학우들도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논란에 본교 정치외교학과 홍재우 교수는 댓글을 통해 ‘정치적 동원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는 것을 ‘선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시민적 권리를 행사하는 동료 학생들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학생회를 질타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다음날 지현우 부총학생회장은 전날 게시물에 대한 해명글을 게시했다. 해명글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학부(과) 학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인제대학교 학생회 일동’이라는 공식적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한 사과도 함께 포함됐다. 또한 정치적 중립과 선동이라는 표현에 대해 “학생회의 중립이라는 표현은 ‘시국선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색이 뚜렷한 학우들에게 정치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선동’이라는 단어를 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총학생회의 답변에도 논란은 수그려 들지 않았고, 급기야 당일(1일) 오후 6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소집됐다.
전학대회에는 지현우 부총학생회장을 포함해 이번 학생회 시국선언에 대해 논의했던 중앙운영위원회 임원 15명이 참석했으며, 학부(과) 학회장, 학생회 임원들이 주를 이뤄 참석했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듣고자 하는 많은 학우들이 참석해 이태석기념홀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학우는 중앙운영위원회 임원들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종이 한 장, 볼펜 한 자루 없이 참석해 학우들의 의견을 듣나”라며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꼬집었다. 또한, 한 학우는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이 자리를 마련했느냐”며 “부총학생회장의 변명을 듣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전학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