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송호석 기자
  • 고함
  • 입력 2016.10.04 18:51

우리와의 약속, 그렇게 가벼웠나요?

에머슨은 ‘누구나 약속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약속을 이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누구나 약속은 쉽게 할 수 있다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하면 안 되지만 본인이 누군가와 이미 약속을 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갑작스레 에머슨의 약속에 대한 명언을 언급한 것은 이 말이 절실한 여럿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상은 무책임하게 휴학을 선택한 학생회장들이다. 이들은 2학기가 시작되기도 전, 학우들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학우들 곁을 떠났다. 취업준비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말이다. 이로 인해, 학우들은 적잖은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심지어는 학생단체장들의 휴학을 전혀 모르고 있는 학우들도 상당수 있어, 학생단체들의 휴학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필자에서는 정확한 휴학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단체장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하지만 글경대 정ㆍ부회장의 경우 연락이 닿지 않아 확실한 휴학 이유조차 알 수 없었고, 공대 학생회장의 경우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휴학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학생회장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은 유권자 즉 학우들의 표로 선발된 각 단대의 대표이자 대변인이다. 자신의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한 집단의 선택과 미래를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다. 그들의 무책임한 이탈로 인해 선장을 잃어버린 각 단대 학생회들은 두 배, 세 배의 압박감에 시달리거나 기존 공약들의 철회라는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 또한 2016년도 학생회 대표로 선출됐던 그들이 2016년의 절반이라는 시간만 채우고 전열을 이탈하니 학생회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에도 불신이 가득하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 못난 사람일수록 같이 있는 동료를 망신시킨다는 말이다. 현재 본교 학생회들의 상황이 이렇다. 그들의 잇따른 휴학으로 인해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있는 타 학생회들까지 학우들의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꼴뚜기들로 인해 더 이상은 학우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덧 다음 달이면 학생단체장 선거로 또 한 번 학내는 들썩이게 된다. 그리고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뽑아달라고 말할 것이다. 매년 그랬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에머슨의 말처럼 약속을 하는 것보다 약속을 이행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겉만 번지르르한 불가능한 공약보다는 진정 학우들의 눈높이에서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2017년도 학생회가 선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믿고 뽑아준 학우들과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학생회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