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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최진화 기자
  • 고함
  • 입력 2016.04.05 00:41

[고함]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라는 말을 기자는 좋아한다. 어느 일이든 오래 지나면 그 일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져 그 자체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크거나 작은 후회를 하게 된다. 필자가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곧 다가올 선거에 대해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대학생의 달력 4월에는 중간고사가 있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도서관과 독서실 그리고 학교를 떠날 날일 없이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동시에 올해 4월은 대한민국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인 4.13 총선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자 축제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축제에서 대학생인 우리은 이를 즐기고 있지 않다. 왜냐,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투표에 참여치 않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시간이 없어서, 관심이 없어서, 투표를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는 많겠지만, 선거보다 중요한 일이 최소한 시험공부는 아니길 바란다.

대학을 졸업한 후의 자신을 만드는 시험공부, 물론 중요하다. 대한민국과 같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악착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라는 곳은 학점과 스펙이 곧 ‘나’라고 평가받기 때문에 우리는 어쩌면 시험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수도 있다고 마음속으로 확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힘든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누가 질책할 수 있으랴. 하지만 그런데도 20대에게 주어진, 아니 여러분에게 주어진 참정권을 포기하는 일은 결국 자신의 미래 삶마저 포기하는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20대의 선거율 저하로 인하여 현재 선거는 기성세대의, 기성세대를 위한, 기성세대에 의한 투표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젊은이들을 위한 공약보다는 더욱 투표율이 높은 중ㆍ장년층을 위주로 한 공약을 내세우고 기성세대를 표적으로 한 운동을 펼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딱히 정치인들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내 상황과는 대조되는 실제 독일 청년들의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독일에는 대학교 등록금이 없다고 한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청년 투표율 80%라는 아주 결정적인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들의 투표가 그들을 바로 잡고, 그들이 말하는 공약을 이행하게 하는데 큰 힘이 작용했다는 말이다.

그들은 특별한 비법으로 정치인을 꼼짝 못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청년으로 투표를 행사한 것뿐이다. 독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투표가 지닌 힘이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러니 여러분도 다가오는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