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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최진화 기자
  • 입력 2016.03.21 16:51
  • 수정 2016.03.21 17:18

고향이 이북인 김해 사람, 그들은 우리와 하나였다!

김해시가 전국에서 안산시 다음으로 외국인이 많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해시에 탈북민들이 약 2~3백 명 가까이 된다는 사실은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탈북민은 우리와 ‘똑같아서’라는 이유로 김해시에 거주한다는 사실에 무감각했을 수도 있다.

혹시 학우 여러분들 중, 탈북민을 한 번이라도 마주했던 순간이 있는가? 있다면 여러분은 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라고 한 번쯤 생각해보지는 않았는가? 만약 그런 물음이 들 때면, 이번 호에 ‘고향이 이북인 김해 사람’이라는 기사를 읽고 그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아직 탈북민과 마주했던 경험이 없는 학우들도 물론 대환영이다.

고향이 이북인 김해 사람, 이제 그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아래 기사와 함께했으면 한다.

>> 답 변
통일학부 진희관 교수

북한의 지역 중 가장 탈북을 많이 하는 지역은 어디인가
북한에서 탈북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두만강 접경 지역이다. 또한, 함경북도와 양강도에서도 많은 탈북이 이루어진다. 쉽게 이야기해서 중국과 접경 지역일수록 탈북이 빈번하게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접경 지역 중에서도 압록강보다는 두만강 지역에서 탈북이 활발한데 그 이유는 두만강 강의 폭이 좁기 때문에 건너기 쉽고, 하류 쪽으로 가도 폭이 크게 넓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중국으로 넘어갔던 지역이라 같은 문화권이 존재하고 이곳에 친척을 둔 탈북민도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은 주로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 탈북을 시도하는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스스로 탈북을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주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너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음으로,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기획탈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기획탈북의 경우에는 먼저 북한에서 떠나온 사람들이 북한에 머물러 있는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불법으로 탈북브로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브로커를 고용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과 정보 수집 측면에서 부담이 크고 위험성도 따르기 때문에 극히 드물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휴전선을 통해 넘어오는 경우와 배를 타고 넘어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휴전선을 넘어오는 탈북민은 대부분 북한 군대에서 적응을 오래한 군인이며 지뢰가 매설되어 있기 때문에 민간인이 휴전선을 넘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탈북민들이 탈북을 시도하는 이유가 주로 무엇인가
시기마다 차이가 있다. 과거에 탈북을 해 남한으로 온 사람을 귀순자라고 했다. 이 시기에 탈북하는 주된 이유는 북한에서 계속 살아갈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거나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탈북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 다음이 제2 고난의 행군 시기(1995년~2000년)에 탈북한 사람이다. 이 시기는 북한 식량난으로 인해 엄청난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했다. 즉,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탈북한 사람은 대부분 먹고살기 위한 ‘생존형 탈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들은 두만강을 필사적으로 건너 중국에서 구걸을 하거나 농장에서 노동을 했다. 특히 여성들은 중국의 조선족들에게 쌀과 맞바꿔 팔려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식량난이 조금씩 해결됐다. 최근 3년은 식량 부족률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형 탈북이라고 보기 힘들고 ‘선택형 탈북’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미 탈북 할 수 있는 경로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 어디에서 살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이다. 다르게 말하면 이민과도 같은 개념이다. 이제는 탈북이라고 칭하기 보다는 이민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이들이 남한에서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 ‘중앙합동신문센터’라고 들었다. 이곳에서 3개월 간 어떤 조사를 받는가
진짜 북한 사람이 맞는지, 위장 탈북은 아닌지, 조선족은 아닌지 등의 조사를 받게 되며 사람에 따라 그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만약 조사 중 중국인으로 밝혀지면 추방되고 간첩으로 밝혀지면 바로 구속된다.
그렇게 심의가 끝난 이후에는 경기도 안성(여성) 또는 강원도 화천(남성)에 위치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별칭 하나원)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이곳에서는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한 일반적인 생활 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가장 기초적인 시장 보기, 지하철 타기 등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교육들을 진행한다.

탈북민들은 하나원을 수료한 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떤 복지를 수혜 받게 되는가
하나원에서의 교육이 끝나면 본인이 살고 싶은 지역의 희망 순위를 정하게 된다. 서울은 교육과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서울에 살고 싶어 하는 탈북민은 많지만 임대주택의 공급이 적기 때문에 서울에 배정되는 것은 힘든 현실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임대아파트 여분에 따라 배정된다. 임대주택을 배정받고도 당장의 취업은 힘들기 때문에 최저생계비도 지원받게 된다. 또, 직업학교나 학원에 다니게 되면 3년 동안 일부 금액을 지원해주며 학생들의 경우에는 초, 중, 고 학비 지원, 대학생은 사립대 50%에서 국립대 100%까지의 등록금을 지원받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보험도 3년 동안 1종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탈북 과정에서 생긴 지병에 대해서도 과감히 지원하고 있다. 이렇다 하더라도 이들이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말 그대로 최저생계를 보장해 주기 위한 제도들이다.

탈북민들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과 고민은 무엇인가
크게 4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취업 문제이다. 아무래도 북한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기업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자칫 간첩인 사람들을 고용했을 경우, 그 회사 전체가 조사 대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탈북민들을 고용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 둘째, 보건의료 문제이다. 중국에서 산전수전(중노동) 다 겪다보니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다. 이는 자칫 건강상의 이유로 일자리도 가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셋째, 교육 문제이다. 만약 어린 자녀를 데리고 탈북하게 될 경우, 교육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 자녀들의 부모도 남한이 굉장히 낯설기 때문이다. 넷째,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다. 주민들과 잘 어울리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쉽게 어울리지 못 한다. 탈북민들은 주로 정부로부터 받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게 된다. 임대아파트의 경우, 주로 서민들이 사는 작은 평수다보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 머물게 된다. 반면에 같은 곳에 살지만 탈북민은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국가로부터 특별한 복지를 수혜 받게 된다. 그러다보면 탈북민들은 이웃 주민들에게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본교 학생들에게 탈북민과 관련해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들은 우리와 같은 한국 사람으로 인정해주길 바란다. 만약 탈북민을 만나게 된다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정해주면 그들도 반드시 마음의 문을 열게 돼있다. 그리고 그들과 교감할 수 있는 대화를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들에게 탈북자, 새터민 등의 이름보다는 ‘고향이 이북인 부산 사람, 김해 사람’ 등으로 불러주면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탈북민과 우리는 다름이 아닌 하나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모든 관계가 시작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